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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안 총 지출 규모 700조원 웃돌 듯
13일 관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설계한 국정과제를 반영해 내년도 예산안(정부안)을 발표한다. 아동수당 확대, 농촌 기본소득 도입 등 공약 이행을 위해 5년간 총 210조원(추산)의 재원이 필요한 만큼 총지출 규모가 700조원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예산안의 관전 포인트는 △총지출 규모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 △국채 순발행 규모 등이다. 복지 공약 이행 등으로 총지출 규모가 커지고 지출 효율화만으론 재원 확보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국채 발행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나라 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율도 ‘재정준칙 상한선’인 3%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이미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정부 총지출이 700조원을 넘은 상황이다. 이는 올해 예산상 정부 지출(673조 3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73조 9000억원→ 110조 4000억원) 적자율도 2.8%에서 4.2%로 확대된다.
정부는 앞서 이 대통령의 지시 사항으로 확장적 재정 기조를 따르면서도 지출 효율화를 꾀하기 위한 ‘묘안’ 마련에 한창이지만, 조세 및 세입·세출 구조조정 등 일명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도 역대급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으로 지출 규모가 결정돼 정부가 임의로 조정하기 어려운 의무지출을 제외하면 재량지출을 관리해 지출 효율화를 할 수밖에 없는데, 올해는 1·2차 추경으로 이미 지출 효율화를 한 상황이어서 국채 발행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국가채무비율은 2050년 107.7%로 채무가 GDP 규모를 넘기고 2060년 136.0%, 2072년 173.0%로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총지출에서 연금·의료(복지비) 등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54.2%에서 내년 55.6%, 2027년 56.5%, 2028년 57.3%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재량지출 비중은 올해 47.1%에서 내년엔 46.0%가 되고 해마다 줄어 2028년엔 42.7%로 쪼그라든다. 정부가 조정할 수 있는 지출 여력이 의무지출 증가로 줄어드는 셈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제3차 비상경제점검TF’(태스크포스) 회의를 주재하며 “성과가 낮고 반복적인 지출뿐 아니라 의무 지출 항목인 경직성 경비까지 정비 대상에 포함하라”며 “국정과제를 포함한 새 정책 과제 예산을 적극 발굴해 내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서둘러 달라”고 지시했다.
“기금서 최소 10조, 복지 재원으로 활용 가능”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금 여유 재원의 사용처를 넓혀 복지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금은 국민연금·공무원연금·고용보험기금 등 사회보험성기금, 계정성기금(공공자금관리·외국환평형기금 등), 금융성기금(기술보증·신용보증기금 등), 사업성기금(국민체육진흥기금 등) 등이 있는데, 이 중 사업성기금의 남는 재원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이나 복권기금 등은 관련 법에 따라 지출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인데, 이 때문에 다 쓰지 못해 남는 재원이 많다”며 “이들 재원의 지출처를 확대해 복지 재원으로 사용한다면 내년도 예산안 중 최소 10조원 이상은 국채 발행을 하지 않고도 공약 이행과 관련한 재원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은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조성된 기금으로,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한 사업주가 낸 부담금으로 운영된다. 이 기금은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초과 달성한 기업 등을 위해 쓰이는데, 장애인 초과 고용으로 지원금을 받는 기업이 적어 여유 재원(약 1조 2000억원)이 넘친다. 이러한 재원을 장애인 이동권 등 장애인 복지 전반을 위해 사용하자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 밖에도 △복권기금(7000억원) △주택도시기금(30조원) △국민체육진흥기금(1조 2000억원) △전력기금(1조원) △기후대응기금(2000억원) 등의 여유 재원으로 보고 이들 사용처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도 이 중 주택도시기금 등에 대해선 이번 예산안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