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MO)는 인간 활동이 육지와 해양 및 대기에 전 지구 차원의 변화를 일으켜 지속가능한 발전과 생태계에 장기적으로 유해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경고했다.
18일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2021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11(±0.13)도 높았다.
지난 7년은 2021년 연초와 연말 라니냐 현상에도 가장 더웠던 7년 중 하나로 기록됐다. 라니냐 현상으로 온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효과는 있었으나 전반적인 기온 상승 추세를 되돌리지는 못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2019년까지의 자료를 포함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를 보완해 올해 말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의 공식 자료로 활용된다.
해수 온도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WMO는 모든 데이터가 지난 20년간 해양 온난화 속도가 특히 빠르게 상승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인위적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의 23%는 해양이 흡수해 해양 산성화로 이어진다. IPCC는 “매우 높은 신뢰도로 외해 표면의 현재 pH는 적어도 지난 2만6000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의 pH 변화 속도는 전례없는 수준”이라고 결론냈다.
전 지구 평균 해수면도 2013~2021년 연평균 4.5mm 상승한 이후 2021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993년과 2002년 사이의 상승 속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빙하는 2020~2021년엔 최근 몇 년에 비해 덜 녹았으나, 수십 년의 시간 규모에서 보면 빙하 손실이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표준 빙하는 1950년 이후 33.5m 얇아졌으며, 줄어든 두께의 76%는 1980년 이후 줄었다.
기후변화가 초래한 극한기상으로 수천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고, 올해는 식량과 물안보 및 이로 인한 이재민 발생 문제 역시 두각하고 있다.
이례적인 폭염으로 작년 7월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기온은 54.4도를 기록했고,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시라큐스에서도 48.8도를 기록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도 6월 29일 기온이 49.6도에 달하면서 폭염으로 5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심각한 산불이 발생했다.
홍수로 중국 허난성은 177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으며, 서유럽은 7월 중순 역대 최악의 홍수를 겪으며 독일은 200억 달러가 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가뭄 역시 세계 곳곳을 강타했다. 남미 아열대 지방의 가뭄은 농작물에 큰 피해를 입혔으며, 에너지 생산과 하천 수송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아프리카 북동부 지방의 가뭄은 올해까지도 계속 심화되고 있고, 동아프리카에 4계절 내내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는 지난 40년간 겪어보지 못한 장기간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그린란드에서는 해발 3216m에 위치한 빙상 정상 관측소에서는 사상 처음 강우가 관측되기도 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UN) 사무총장은 “기후붕괴 문제 해결에 실패한 인류에 관한 암담한 내용”이라며 “화석연료의 종말을 선언하고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생에너지가 진정한 에너지 안보, 안정적 전력 공급가격, 지속가능한 고용기회를 실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기술과 공급 확대,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민간 및 공공투자 3배 증대, 분당 1100만 달러에 이르는 화석연료 보조금 중단 등 다섯 가지 주요 조치 시행을 제안했다.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WMO 사무총장은 “역대 가장 더운 해의 기록 경신은 이제 시간문제”라며 “대기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수단을 발명하지 않는다면, 해수면 상승, 해수 온도 상승 및 해양 산성화는 앞으로 수백 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