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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공식선거운동기간 마지막 날인 12일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와 배우 김부선씨 간 교제 의혹에 대한 집중공세를 이어갔다. 사실상 국면 전환 카드가 이 후보 논란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방송에까지 나와 눈물로 자신의 입장을 호소한 김씨에 대한 이 후보의 치졸한 갑질행위와 범죄행위를 우리 유권자들이 반드시 표로 심판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민주당과 이 후보는 더 이상 오만하고 방자한 태도로 유권자와 국민들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작태를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그래서 ‘성남 가짜총각’은 누구냐”며 “이 후보의 의혹은 단순 개인사 문제도 단순 남녀 간 불륜 문제도 아닌, 1300만 도정을 책임지겠다는 정치인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같은 논란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반(反)이재명기득권연합’의 공세”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이 후보는 이날도 부인 김혜경씨와 현장유세를 함께하는 ‘그림’을 만들면서 담담하게 정해진 일정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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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선거운동기간 내놓은 메시지에서도 사실상 지방은 뒷전인 분위기가 읽힌다.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의 지원유세에서 각 지역 후보와 문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면서 무능한 야당 지방정권에 대한 심판 필요성을 강조했다. 야권 역시 문재인 정부 경제실정을 부각하면서 1당 싹쓸이만은 막아달라고 읍소하고 있는 형국이다.
또 막판 ‘이재명 스캔들’과 그에 앞서 선거 초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각 지역의 이슈는 발조차 붙이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나마 ‘이부망천’(정태옥 전 한국당 의원의 ‘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는 말을 일컫는 신조어) 정도가 중앙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는 특정지역 현안이지만, 이 역시 정책공방과는 거리가 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치사법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여전히 일부 정치인들은 지역주의에 기대어 지역 대결을 부추기고 정책 대결을 막고 있으며, 다른 후보자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만을 쏟아내면서 이번 선거가 가지는 역사적 중요성을 희석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경실련은 “게다가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게 느껴진다”며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 사회적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시민들이 이제 겨우 지방선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그런 정책 대결조차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