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초코파이 광고' 카피라이터 영입 추진 김동연 왜?

최훈길 기자I 2018.04.02 16:27:47

제일기획 출신 남경호 아주대 교수 영입 추진
기재부 "광고전문가 통한 정책소통 강화 취지"
''대국민 소통·콘텐츠 생산 강화'' 靑 지침 영향
정치적 행보? "선거 출마 전혀 아니다" 선긋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책보좌관(국장급 부이사관)에 초코파이 광고에 참여했던 카피라이터 남경호(58)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영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기재부 관계자는 2일 “광고 전문가인 남 교수 영입을 추진 중으로 임명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남 교수는 제일기획에 입사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했다. ‘둥근 정이 떴습니다(오리온 초코파이)’, ‘감자가 잘 잘라야 포카칩(오리온 포카칩)’, ‘젊은 날의 커피(동서 맥스웰)’ 광고로 히트를 쳤다.

그동안 남 교수는 아주대 총장을 역임한 김 부총리에게 비상임으로 정책 자문을 해왔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남 교수는 작년 9월부터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분야 정책자문위원을 맡았다. 남 교수가 김 부총리의 외부강연 자료에 대한 조언도 하는 등 실무진들과도 격의 없이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남 교수 영입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동영상이나 뉴미디어 기법 등을 최대한 활용해 정책 소통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내부에선 공무원이나 정치권 인사와는 다른 ‘젊은 감각’으로 정책을 홍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명까지 가능한 부총리 정책보좌관에는 현재 박지웅 더불어민주당 전 전문위원만 임명된 상태다.

청와대의 ‘홍보 강화’ 지침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상반기 중으로 정부 각 부처 대변인실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다. 대국민 직접소통과 콘텐츠 생산체계 구축이라는 목표로 대변인실을 ‘미디어소통실(가칭)’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청와대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인 ‘11시 50분입니다’처럼 대국민 소통창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남 교수를 영입, 기재부부터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선 김 부총리의 향후 정치 행보를 고려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박근혜 대선캠프는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을, 문재인 대선캠프에선 정철 홍보본부 부본부장을 임명해 카피라이터를 영입했다. 하지만 기재부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고향인 음성의 전통시장을 찾은 데 대해 “(선거 출마 같은 정치적) 의도는 전혀 아니다.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조차 맞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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