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는 내년 초 투자자를 대상으로 두 번째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지난 1월 14일 처음으로 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5년 내에 전기차와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 개선하겠다는 ‘플랜 S’를 공개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29조원을 투자하고, 전기차 11종을 출시해 모든 차급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기아차의 중장기 미래 전략 발표는 당시 대표이사였던 박한우 사장이 담당했는데 지난 3월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선임된 송호성 사장이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리더십 변화로 강화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구체화한 성장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 사장은 지난 9월 오는 2027년까지 전용 전기차 모델 7개를 출시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전략 방향을 공개하면서 “전기차 중심의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오는 2029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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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는 내년 플랜 S의 첫 단추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모델인 CV(프로젝트명)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신차 라인업도 대기 중이다. 우선 준대형 세단 K7와 준중형 SUV인 스포티지가 각각 3세대, 5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한다. 친환경차 라인업도 강화해 K7과 스포티지 하이브리드(HEV)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1월에는 인도 현지 전략형 MPV(다목적차량) 모델인 KY(프로젝트명)도 공개한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노사갈등은 장애 요인으로 지목된다. 회사는 전기차와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사명을 ‘기아자동차’에서 ‘자동차’를 빼고 ‘기아’로 변경하고 새 엠블럼 도입을 추진하는데 노조 측은 “노조 동의를 먼저 얻으라”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 이어 노조는 이날부터 18일까지 4차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잔업 30분 복원’ 건에 대해 노사 갈등이 첨예해 올해 임단협 타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노조는 지난달 25~27일 1차 부분파업을, 지난 1·2·4일 2차 부분파업을, 9~11일에도 3차 부분파업을 이어갔다. 이미 생산 손실은 3만2000대를 기록했으며, 이번 주 추가로 부분파업을 이어가면서 생산 손실은 4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11월 자동차 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기아차 생산은 작년 11월보다 4505대 줄었다. 파업이 본격화한 이달부터 생산량이 뚝 떨어져 12월 판매량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매년 반복된 임단협 갈등과 인건비 증가 등으로 기아차 국내공장 생산량은 감소하는 반면 해외 생산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국내공장 생산량은 2015년 171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어 작년 145만대에 그쳤다. 반면 인도공장을 준공한 지 1년이 넘으면서 해외공장은 26만대 생산 능력을 추가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아중동 등에 CKD(반조립제품) 사업은 올해 8만7000대 규모에서 2025년 271% 늘어난 34만500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