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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초조·안도의 한숨'...특검 칼날 SK· 롯데 등 재계로 향하나

윤종성 기자I 2017.01.19 15:45:23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특검의 수수가 다음 타깃인 SK·롯데그룹도 부담을 상당히 덜게 됐다. 그러나 특검 수사의 칼날을 비켜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기업총수들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데일리DB]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SK, 롯데 등 특검의 다음 타깃으로 지목된 기업들은 일단 한시름 놓은 분위기다. 하지만 특검팀이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을 모두 뇌물로 간주한 상황에서 이들 기업도 같은 혐의로 곧 수사 선상에 오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초조한 기색도 엿보인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향후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는 이 부회장 구속영장 발부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다음은 최태원?..말 아끼는 SK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은 총 53곳으로 출연금 규모는 77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가장 많고 현대차(128억원), SK(111억원), LG(78억원), 포스코(49억원), 롯데(45억원), 한화(25억원) 등도 기업 규모에 맞춰 거액을 출연했다.

박근혜 대통령 등에게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대가성 청탁이 오고 갔던 대기업의 혐의를 먼저 입증해야 한다. 수사 초기부터 대가성 의혹이 계속 불거졌던 SK와 롯데가 특검의 다음 타깃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SK는 청와대에 최태원 회장의 사면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최 회장은 수백억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려 선물투자를 한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었으나 수감 2년 7개월 만에 2015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이 과정에서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보낸 “하늘같은 은혜 잊지 않고 산업보국에 앞장서겠다”, “최태원 회장 사면 복권에 대한 감사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등의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SK는 대전· 세종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세우고 반도체 사업에 46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박근혜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는 행보를 보였다. SK는 공식 언급은 자제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재계 분담 비율에 맞춰 낸 준조세 성격의 출연금일 뿐, 사면 댓가 성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면세점 특혜 의혹..롯데도 안심 못해

롯데는 면세점 특허를 추가로 획득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2015년 하반기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패해 월드타워점을 빼앗겼으나 신동빈 회장과 박 대통령이 독대한 뒤 다시 기회를 얻었고 결국 지난해 말 신규 특허를 받았다.

월드타워점은 2015년에 61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면세점 문제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뿐 아니라 숙박·쇼핑 원스톱 관광과도 연계돼 롯데그룹으로서는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롯데는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등에 45억원 출연한 것과 별개로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사업에 70억원을 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에 돌려받기도 했다. 또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이 250억원씩 분담해 총 500억원 규모의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을 결정한 것도 면세점 특허의 대가였다는 의구심이 있다.

차은택 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K컬쳐밸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CJ그룹도 특검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롯데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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