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공격, 엄청난 대가 치를 것"…시타델 CEO, 트럼프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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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I 2025.09.09 15:33:24

켄 그리핀 CEO, WSJ 기고문서 트럼프 공개 비판
공화당 최대 후원자 중 한 명…보기 드문 행보
리사쿡 이사 해임 통보·파월에 금리 인하 압박 등 지적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그리핀 저격 사실상 어려울 듯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최대 헤지펀드 시타델을 이끄는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자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 공격이 미 경제에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공화당 최대 후원자 중 한 명인 그는 월가에서 트럼프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보기 드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컨연구소 글로벌 컨퍼런스 2025에서 켄 그리핀 시타델 CEO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로이터)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그리핀 CEO는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의 아닐 카샤프 교수와 공동 기고문에서 연준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을 비판했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총재 해임을 제안하고,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보다 관대한 입장을 취하도록 압박하는 전략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임기가 무려 13년이나 남은 리사 쿡 연준 이사에 대해 주탁 담보 대출과 관련한 의혹을 이유로 해임을 통보했다. 또한 제롬 파월 의장이 현재 4.25∼4.50%인 미국의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는다며 공개 비판하며 연준에 ‘금리를 1% 수준으로 낮추라’고 거듭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일 수 있다. 이로 인해 위험 자산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미국 기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향한 그리핀의 발언은 재계 인사 중 비판 수위가 가장 높다는 평가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체이스 회장과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를 포함한 주요 은행 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독립 연준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대립하는 데 실익이 없다고 보고 공개 비판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인물이나 기업을 지목해 보복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솔로몬 CEO와 최고 이코노미스트를 불러 관세의 의도치 않은 잠재적 영향을 자세히 설명한 과거 연구 보고서를 문제 삼은 바 있다.

다만 그리핀 CEO는 트럼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그에게 중요한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앞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비용 상승에 대응, 가격을 인상했다는 이유로 더그 맥밀런 CEO를 공격하자 그리핀 CEO가 변호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사람들이 지불 하는 돈과 일하는 시간에 비해 더 큰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정직하게 경영을 해온 미국의 CEO를 비판하는 행정부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리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대해서도 “성장 저해적”이며 “중대한 정책적 실수”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대규모 추방 정책이 불러올 수 있는 인플레이션 요인과 오래전 불법으로 입국했더라도 성실히 일해온 이민자들을 내쫓는 데 따르는 도덕적 비용에 대해 경고했다. 아울러 지난 7월 미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법안이 논의될 당시에도 한 콘퍼런스에서 “미국 재정을 바로잡기 위한 ‘어려운 결단’을 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리핀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 진영에 1억달러 이상을 후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는 단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 그 대신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선거 캠프에 500달러를 지원하며 트럼프 대항마를 키우려 했다.

시타델은 운용자산 680억 달러 규모의 세계적 헤지펀드로 역사상 가장 수익성 높은 운용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핀 CEO는 미국 헌법 초판본, 공룡 화석 경매 낙찰 등으로 알려진 거액 수집가이자 2019년 뉴욕 맨해튼 펜트하우스를 2억3800만 달러에 매입하며 미국 주거 거래 최고가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WSJ는 “월스트리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리핀 CEO는 예외”라며 “공화당이 중간선거를 앞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신중하게 대응할 이유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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