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기존 ‘가게배달’(업주 자체 배달) 업주들을 구독모델로 흡수시키면서 배달료·요금제 등 배민 중심 생태계 구축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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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민의 구독모델 ‘배민클럽’ 전환에 동의한 가게배달 업주들 가운데 70% 이상이 최종적으로 배민클럽 사용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배민은 지난 7월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가게배달 업주들을 대상으로 배민클럽 전환 동의를 받아왔다. 동의 이후에도 마음이 바뀐 업주들이 일부 이탈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70%라는 숫자는 나쁘지 않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 같은 가게배달 업주들의 포섭은 11일부터 월 1990원(프로모션가 기준, 정상가 3990원)으로 유료화가 시작되는 배민클럽의 연착륙을 위해 중요하다. 배민클럽은 일종의 배달 구독모델로 소비자들에게 배달비를 무료(묶음배달의 경우)로 해주고 ‘한집배달’의 경우엔 배달비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인기 브랜드의 추가 할인 쿠폰이나 ‘배민B마트’ 등 장보기 서비스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묶음 형식으로 제공한다.
배민은 지난 5월부터 배민클럽을 무료 체험형식으로 진행해왔다. 현재 배민클럽은 주문액의 9.8%를 수수료로 내는 ‘배민1플러스’ 요금제를 사용하는 업주와 점포들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무료 체험기간이 끝난 11일부터는 초창기 구독제 안착을 위해 더 많은 매장들의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때문에 배민은 울트라콜(광고 상품)와 오픈리스트(상위노출 광고, 수수료 6.8%)만 사용하는 기존 가게배달 업주들을 배민클럽에 흡수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다만 가게배달 업주들의 경우 배민클럽으로 전환하더라도 배달비 지원을 받을 순 없다. 배민클럽 주요 혜택인 무료배달 서비스를 위해선 가게배달 업주들은 배달비를 오롯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반면 배민1 가입 업주(배민배달)들은 배달비를 구간별로 1900원~2900원만 내면 된다.
최근 배민클럽 사전 동의기간 동안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반발이 일기도 했다. 배민 측은 “배민클럽 뱃지 등을 통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주문이 일어날 것”이라며 “가게배달 업주들을 위해 사전 동의 기간 배민클럽 전환에 동의한 업주들에게 주문건당 2000원의 배달비를 최대 4개월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민클럽은 배민에게 큰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최근 자영업자들 중심으로 배달앱 수수료 문제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르며 배민이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유료 구독모델에 도전해서다.
후발주자 쿠팡이츠가 ‘와우’ 멤버십을 기반으로 무섭게 배민을 추격하는 시점에서 배민클럽의 연착륙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배민클럽이 시장에 연착륙하면 요금제, 배달비 시스템 등 배민 중심의 생태계 구축을 더 공고화할 수 있다.
다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배달앱의 수수료 인상 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로 하는 등 배달앱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어서다. 배민클럽 전환을 꾀하고 있는 배민 입장에선 이 과정에서 또 잡음이 불거지면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배민은 다각도로 자영업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업주들의 반발을 의식해 울트라콜(8만원)의 월 광고비 20%를 환급해주고 포장 중개 이용료 기존 6.8%에서 3.4%로 줄이는 등 업주들을 끌어안고 있다.
배민은 소비자들의 호응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멤버십 기반으로 시작한 쿠팡이츠와 달리 배민은 무료 기반이었던 탓에 소비자 반발이 더 커질 수도 있어서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유료화에 처음 도전한 배민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며 “무료 기반의 배달앱 시장을 형성시킨 배민이 사회적 비판과 시선을 뚫고 자체 생태계를 더 굳건히 구축할 수 있을지, 소비자·업주 이탈로 쿠팡이츠에 추격당할 지 기로를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