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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1조원 이상 딜(deal)의 대부분이 사모펀드(PEF)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형태로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길기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재무자문본부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업가치 창출의 기회’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를 통해 “지난해 국내 M&A는 총 396건, 거래규모는 57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는 전년대비 거래건수와 규모 각각 25%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이러한 양적 성장은 PEF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 본부장은 “작년 1조원 이상 딜은 도시바 인수건을 제외하고 전부 PEF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M&A 시장 성장 동력의 주체 세력이 PEF 하우스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PEF로 대표되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전략적투자자(SI)와 협력으로 M&A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딜로이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경영자 1000명에게 향후 1년간 M&A 시장 전망을 묻자 전체의 80%가 내년 딜 건수와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결과 70%보다 10%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길 본부장은 “기업구조조정 개편 흐름에 대한 기대감이 (예년에 비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5대 그룹(삼성·SK·현대차·LG·롯데)은 핵심 역량에 초점을 맞춰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삼성의 경우 하만을 인수하는 등 신성장 동력을 찾아 나섰고, SK는 해외사업과 소재영역을 강화하는 추세다. 현대차는 부동산 인수, LG는 규제변화에 대응하고 있고 롯데는 유통과 케미칼쪽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길 본부장은 “롯데의 롯데카드 등 금융사의 매각과 LG의 서브원 매각 등이 대표적”이라며 “그룹들이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비핵심 사업들이 꾸준히 M&A 마켓에서 나오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와 같은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적으로는 4차 산업 혁명 등 미래성장 산업에서 많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핀테크 △사물인터넷 △데이터 분석 △바이오텍 △인공지능 △온라인 보안 △메디텍 등이 향후 M&A 유망 산업으로 꼽혔다. 길 본부장은 “국내는 여기에 정부 정책과 관련해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산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