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 최고금리인하 시행 한 달 반 남아
24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가계신용대출을 취급 중인 37개 저축은행 중 22곳이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중은 59.5%로 전달(55.2%) 보다 증가한 것이다. 전년 동기인 지난해 5월보다 16.6%포인트가 늘어났다.
|
저축은행이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 취급을 중단하는 이유는 법정금리 인하에 따른 선제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오는 7월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기존 24%에서 20%로 낮추기로 했다.
특히 저축은행들은 법정최고금리를 초과하는 기존대출에 대해서도 금리 인하분을 소급 적용해야 한다. 과거엔 기존 대출까지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소급 적용되지 않았지만 약관 개정으로 인해 2018년 11월 이후에 이뤄진 고금리 대출 금리도 연 20%로 낮춰야 한다. 때문에 저축은행들은 미리 고금리대출 비중을 줄이면서 부담을 덜고 있는 것이다.
실제 JT저축은행 법정 최고금리 인하 발표안이 확정된 지난해 12월부터 자체적으로 금리 조정에 들어갔다. 지난달까지 4개월간 고금리 대출 비중을 0%로 유지했다. JT저축은행의 지난달 평균금리는 연 14.77%로 자산순위 상위 저축은행 중 세 번째로 낮다. 또한 상상인ㆍ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비롯해 NHㆍ우리금융ㆍ하나저축은행 등 금융지주 계열도 전략적으로 고금리대출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연 20% 이상 금리를 취급하는 곳도 고금리대출 비중을 줄여 나가고 있다. OK저축은행의 경우 이날 공시 기준으로 21~24% 금리 수준의 고금리대출 취급 비중은 14.65%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4.47%포인트 줄었다. SBI저축은행도 이날 기준 고금리 대출 비중이 13.03%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0.93%포인트 감소했다. 신한저축은행도 전년 말 대비 1.47%포인트를 줄였다.
◇ 고금리 대출 없애고 중금리시장 눈 돌려
고금리대출을 중단한 저축은행들은 대안으로 중금리대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금리대출은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10% 전후 금리대의 개인신용대출을 의미한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신규 공급 규모는 8조4041억원으로 2019년(4조4011억원)과 비교해 2배 가량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저축은행들의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은 금융권에서 높은 편이었으나, 지난해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중금리대출 시장도 급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축은행들은 중금리대출 시장이 성장하자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달 중금리대출 상품의 대출기한을 최장 6년에서 10년으로, 대출 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 개편했다. 하나저축은행은 최저금리 5.9%에 1억원까지 한도까지 대출되는 비대면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의 경우 대부분 1금융에서 대출을 받고, 추가 자금이 모자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상품으로 대부분 소액이 많았다”며 “최근 고금리 대출상품을 줄이면서 중금리 대출에 대한 한도와 기간을 늘리며 좀 더 소비자가 자유롭게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에 대한 시장규모를 늘리고 있는 추세로 인터넷은행과 카드사들까지 시장에 플레이어로 들어오게 됐다”며 “저축은행들은 기존에 있던 신용데이터를 활용해 중금리시장에 대한 우량 고객을 선점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