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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 포르노 삭제자가 밝힌 힘든 순간 "영상 속 男 사랑하는 거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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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기자I 2018.10.04 15:25:23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가수 구하라가 전 남자친구 최씨로부터 사생활 동영상을 빌미로 협박당했다고 4일 주장하면서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하라측은 최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협박 및 강요 혐의로 고소했다는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냈다. 구하라는 “그는 동영상으로 저를 협박했다. 여자 연예인에게 이보다 더 무서운 게 있을까”라고 말하며 당시 심경을 호소했다.

누리꾼 다수가 그가 겪었을 두려움에 공감을 표현했다. 구하라와 리벤지 포르노 등의 키워드는 4일 오후까지 포털 실시간검색어 상단을 차지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더욱 높였다.

‘몰카, 리벤지 포르노 완전 근절’은 문재인 정부의 대선 후보시절 국민공모 10대 공약에 포함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이틀 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향후 불법 촬영이나 유포 범죄자는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현재 법정 최고형은 징역 5년)으로만 처벌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구하라의 리벤지 포르노 피해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법촬영 범죄와 그 처벌 수위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출처=이미지투데이
실제 리벤지 포르노 등 불법촬영물 범죄 발생 건수는 해마다 늘어나며 피해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9월 25일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 기준, 불법촬영 범죄 건수는 2013년 2997건, 2014년 3436, 2015년 5080건, 2016년 5704건, 2017년 6632건으로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중 리벤지 포르노로 이번 상반기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접수된 건만 1295건이며, 피해자의 60%는 촬영을 인지하지 못 했다고 한다. 2017년 대검찰청 범죄분석에 따르면 불법촬영 가해자 중 98%는 남성이며, 1.4%만이 여성이다.

피해자들은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이 유포된 것을 알게 된 후 지인이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워 일상생활을 못 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상에 유포된 불법촬영물 등 개인 정보를 삭제하는 업체 산타크루즈컴퍼니의 김호진 대표는 “불법촬영물 피해자 집에 전화를 걸면 다른 가족이 받는 경우가 많다”며 “자살했다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리벤지 포르노라는 용어처럼,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려는 의도로 사진이나 영상을 유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정신적 충격도 크다.

“영상 속 여자가 상대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질 때 가장 마음 아프다” 수년 전 불법촬영 범죄를 막고 피해자를 돕기 위해 온라인에 유포된 성적 사진이나 동영상을 모니터링 하던 이가 밝힌 ‘업무 중 가장 힘든 순간’이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를 이끌고 있는 리아 사무처장도 지난 2016년 아래와 같은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한 바 있다.

“어느 날엔 팀원들과의 카톡방에서 언제가 가장 힘드냐는 얘기가 나왔다. 모니터링을 맡은 분이 말했다. ‘영상 속에서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게 느껴질 때요. 눈빛이나 몸짓에서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게 느껴질 때가 가장 아파요’ 나는 심장을 잡아 찢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그 카톡을 읽는 모두가 그러했을 것이다. 우리도 사랑을 할 줄 아는 보통 사람이니까.”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온라인상에 한 번 유포된 사진과 영상을 영구적으로 삭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전한다. 이에 따라 피해자가 받는 고통은 기한이 없는데,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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