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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경영 책임론' 압박..박삼구 회장의 선택은(종합)

신정은 기자I 2017.06.08 17:01:05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건물.
[이데일리 노희준 신정은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상표권 사용을 불허할 경우에 대비해 추가 압박 카드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경영권 박탈·우선매수권 박탈’카드 등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채권단의 압박에 코너에 몰린 박 회장이 상표권 허용 여부에 대해 어떠한 결정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금호 상표권’ 허용 여부를 9일까지 통보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지난 5일 금호 상표권 허용에 대한 입장을 9일까지 밝히라는 내용의 공문을 금호산업에 보냈다.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 조건인 ‘연 매출액의 0.2%’인 사용료율로 5년간 기본 사용하고 15년 추가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데 대한 입장을 확정해 달라는 요구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의 공문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해당 기일내 어떤 방식으로든 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9일까지 상표권 허용 결정, 박삼구의 선택은?

우선매수권 행사 포기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박 회장은 그동안 “중국 더블스타에 상표권 사용을 허락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하지만, 채권단의 압박이 가해지면서 강경한 입장만을 고집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채권단 사이에서 박 회장의 경영 책임론이 나오는 상황은 큰 부담이다. 채권단 측은 박 회장이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면 추가 ‘압박 수단’으로 경영권 박탈 카드 등을 제기할 수 있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2014년 12월에 워크아웃을 종료하고 실적이 좋지 않았다.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2014년 말 262.34%에서 2015년 말 314.02%, 지난해 말 321.85% 등으로 재무구조가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 채권단은 이 원인을 중국 법인의 부실에서 찾고 있는데, 중국 법인 자체가 박 회장이 차입을 통한 무리한 외형 확장의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금호타이어 실적에 대해 결정적인 변화가 없이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채권단의 생각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사태로 실무자들이 검찰에 조사를 받는 등 자칫 원칙에 어긋날 경우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금호와 산업은행 간 신경전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채권단 기싸움, ‘우선매수권’박탈까지 갈까

채권단이 박 회장의 경영권 박탈 카드를 내놓으면 이는 곧 ‘우선매수권 박탈’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채권단과 박 회장 간 맺은 약정서에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매각을 방해하거나 경영 일선 퇴임, 경영정상화 계획 불이행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우선매수권을 해지 당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다만 상표권 불허가 상표권을 보유한 금호산업의 정당한 권리 행사일 수 있어 매각 방해 행위로 보기에는 어려운 부문도 있다. 이런 이유에서 채권단도 당장 이런 카드를 꺼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두번의 공문이 더 오고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당장 파국 가능성을 낮게 봤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이달말 만기가 도래하는 1조3000억원의 채권 상환 유예 안건의 답변 시한을 연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안건의 채권단 답변 시한은 이달 15일까지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채권단에 이달말 만기 도래하는 1조3000억원 채권의 상환유예 안건을 보냈다. 산업은행은 안건에서 만기 연장 기한을 오는 9월30일과 더블스타가 SPA(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하는 날 가운데 빠른 날까지로 정했다. 9월30일 이전에라도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실패해 SPA가 해제되면 더 이상 만기 유예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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