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은 22일 중국 양극재 생산 업체 상주리원과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주리원으로부터 올해부터 5년 동안 LFP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약 16만톤(t)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는 4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 100만대 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번 공급 계약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 시장 경쟁력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남경공장에서 ESS용 LFP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전기차용 LFP의 경우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유럽, 북미 지역 내 신규 공급처 확보를 위해 다양한 고객사들과 논의 중이다.
그동안 NCM(니켈코발트망간)배터리 생산에 주력했던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LFP배터리 시장에 뛰어든 것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던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면서다. 가성비가 뛰어난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저렴한 LFP배터리 탑재도 늘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로 LFP배터리를 생산하는 중국업체 CATL과 BYD가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이들은 52.6%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며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극재 생산업체도 LFP 배터리용 양극재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리튬 등 핵심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부진을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타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의 경우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내 LFP 배터리용 양극재 파일럿 라인을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스코퓨처엠도 오는 2025년과 2026년 LFP 등 보급형 양극재 제품 2만t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15만t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LFP 배터리 대비 가격과 성능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실제로 이날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는 전남 광양 율촌제1산업단지 NCA(하이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착공식에 앞서 “LFP는 원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양극재 회사가 마진을 붙일 여지가 적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LFP배터리 생산 기술력은 갖추고 있지만 본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기 위해선 결국 수익성이 담보돼야 한다”면서 “안정적인 고객사 확보는 물론이고, 값싼 중국산 제품에 대항해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