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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홍콩의 '이태원'에서는 사고없이 핼러윈 즐겼다

장영은 기자I 2022.11.01 17:11:10

일본 시부야·홍콩 란콰이퐁, 사람 몰렸지만 큰 사고 無
일본, 차량통제·인파 분산…홍콩, 일방통행·구급차 대기
주최측 없어도 안전에 만전…과거 사고 반면교사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우리와 비슷하게 핼러윈데이(핼러윈)가 젊은이들의 축제로 자리 잡은 일본과 홍콩은 핼러윈 당일인 지난달 31일 큰 사고 없이 축제를 즐겼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지난달 31일 핼러윈 당일 일본 시부야 거리에 많은 인파가 몰린 가운데 경찰들이 통행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 AFP)


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수도 도쿄의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시부야 중심가에는 지난달 31일 밤 10시를 전후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큰 소란이나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센터 거리(센터 가이) 주변에는 경찰이 배치됐다. 경찰은 확성기를 통해 “센터 가이 방향은 인파가 몰려 있으니 도겐자카 방향으로 우회 바랍니다”, “멈춰 서지 말고 이동을 부탁합니다” 등의 안내 방송을 계속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전국 경찰에 핼러윈 관련 이벤트 등에서 철저히 사고 방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를 언급하며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교통정리 등을 실시하고 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또 올해 핼러윈 시부야 거리에서는 핼러윈 복장보다는 평상복 차림의 사람들이 훨씬 많은 점이 눈에 띠었다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155명의 목숨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의 애도 분위기가 일본에도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참사로 일본인 2명도 숨졌다.

일본에서는 이번 이태원 참사가 전해진 이후 2001년 7월 발생한 ‘아카시 불꽃놀이 보도교 사고’와 비슷하다는 현지 보도가 많이 나왔다. 해안가에서 열린 불꽃놀이 행사를 보러 몰린 관중들이 좁은 보도교를 건너다 도미노처럼 겹쳐 쓰러지며 11명이 압사로 숨지고 247명이 부상한 사고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이 사고 이후 인파가 몰리는 행사의 경비 체제를 개정하고 경비 업무 검정 시험에 ‘혼잡 경비’를 추가했다.

지난달 30일 홍콩 란콰이퐁 거리에서 현지 경찰은 안전 사고 방지를 위해 일방통행을 하도록 했다. (사진= AFP)
홍콩에서도 핼러윈 당일 젊은이들의 거리인 란콰이퐁에서 큰 사고 없이 축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경찰이 거리에 몰린 사람들에게 가파른 계단과 경사에 모여 있지 말라고 안내했다고 전했다.

란콰이퐁 거리는 식당과 술집이 밀집해 있고, 지형적으로도 골목과 경사가 많아 이태원과 상당히 비슷하다. 대규모 인파가 몰릴 시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1993년 새해 전야를 맞아 란콰이퐁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21명이 압사사고로 숨졌다.

홍콩 경찰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인파가 몰릴 때를 대비한 철저한 안전대책을 마련했다. 대규모 인파가 예상되면 경찰은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상인회와 협력해서 사고 방지 계획을 짠다. 다수의 경찰이 도로에 배치돼 일방통행을 하도록 유도하고, 도로 한쪽에는 구급차를 대기시켜 빠른 응급조치가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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