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에 급전직하한 쌍용차…순매수하던 개미 ‘울상’

유준하 기자I 2020.12.21 16:50:51

9% 가까이 오르던 쌍용차 -24%로 롤러코스터
회사 측 “ARS프로그램 적용도 함께 신청”
지난 15일 이래 5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개미 어쩌나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대출 만기가 도래한 21일 쌍용차(003620) 주가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장 초반 산업은행이 대출을 연장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오르다가 장 마감 전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사진=연합뉴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쌍용차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19.24% 내린 277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쌍용차는 회생절차는 피할 것이란 기대감에 상승출발, 한때 9%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하락반전, -24%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이후 낙폭을 다소 회복한 채 장을 마감했다.

쌍용차는 지난 15일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로부터 빌린 대출금 600억원을 연체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에 쌍용차는 “경영상황 악화로 상환자금이 부족해 해당 대출기관과의 만기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개인들은 해당 공시일부터 쌍용차를 순매수하기 시작했다. 지난 15일에는 3900만원 어치를 순매수하더니 16일(3억1600만원), 17일(5억6800만원), 18일(7억9300만원)에 이어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다.

특히 산업은행이 빌려준 900억원 대출금의 만기가 도래한 이날에도 개인은 8300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달 15일부터 누적된 순매수 금액은 개인이 17억9900만원, 기관이 9800만원이다. 외국인은 18억5600만원을 순매도했다.

장 중 쌍용차 주가가 오른 현상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이 대출 만기를 연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전문가 견해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솔직히 이해가 잘 안가는 부분”이라며 “특히나 고용을 우선시하는 현 정부하에서 이렇게 큰 기업을 망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쌍용차는 이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서울회생법원에서 신청서와 관련 자료의 심사, 심문을 통한 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이 있을 예정”이라며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프로그램) 적용도 함께 신청했으며 법원의 지도 및 감독 하에 자율 구조조정도 계속하여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RS프로그램이란 법원이 채권자들의 자율 구조조정 의사를 확인한 후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 주는 제도다. 해당 제도를 통해 채무자는 이전과 동일하게 정상영업을 하며 주요 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사적 구조조정 협의를 진행하되, 기업실사·구조조정안 합의 등의 단계에 이를 경우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여부 보류 기간의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쌍용차에 대해 매매거래 정지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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