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5월 물가상승률 9.1%…두 달 연속 40년 만 최고치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철도노조 파업으로 시민들이 지난 21일(현지 시각) 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외신 등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ONS)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1% 올랐다고 22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1982년 3월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앞서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도 9.0%로 역시 1982년 이후 최고치였다.

영국의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7.0%로, 199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다만 5월 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7% 상승해 4월(2.5%)보다는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특히 지난달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가격이 1년 사이 8.7% 오르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영국의 이 같은 5월 물가상승률은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 7개국(G7) 회원국보다 높았으며 일본과 캐나다는 아직 수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영국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영국 싱크탱크 레졸루션 파운데이션의 잭 레슬리 연구원은 “경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높아질지, 그리고 얼마나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며 우려했다.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은 이 같은 가파른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이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낙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이 있다”며 “BOE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강력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BOE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1.0%에서 1.25%로 0.25%포인트 올리며 금리 인상 속도를 유지하면서 “필요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혀 금리 인상 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