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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철강업계, EAEU에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 부당성 호소

김형욱 기자I 2019.02.19 16:28:00

18일 러시아 공청회 참석해 입장 전달
이르면 5월 韓 철강 관세부과 여부 결정
“발동하더라도 대체불가품 제외해야”

철강 제품 모습.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와 철강업계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에 EAEU가 추진하고 있는 철강 긴급 수입제한 조치(세이프가드) 추진의 부당성을 호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관합동대표단이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EAEU 철강 세이프가드 공청회에 참석해 이 조치에 반대하는 우리 입장을 전달했다고 19일 밝혔다. 대표단에는 포스코(005490), 현대제철(004020) 등 철강업계와 현대자동차(005380) 러시아 법인 등 철강수요사가 함께했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사문화했던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자동차 수입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수입품에 최대 53%의 고율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나섰다. 이에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주변국은 수출처를 잃은 중국·한국 등 아시아 철강 물량이 자국에 밀려올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일정량 이상의 철강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이미 결정했거나 추진하고 나섰다. EAEU 역시 연쇄 영향을 우려해 지난해 8월 철강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했고 이르면 올 5월6월 이내에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EAEU가 세이프가드를 시행하면 국내 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EAEU 철강 수출 규모는 26만7000t, 3억1500만달러(약 3550억원) 규모다. 규모를 떠나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철강 공급에 차질이 생기거나 비용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우려가 있다.

대표단은 이날 공청회에서 EAEU의 세이프가드 조사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 요건을 만족하지 않으므로 세이프가드를 발동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WTO 협정에선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려면 급격하고 주요한 수입 증가나 예상치 못한 상황, 심각한 산업피해 우려 등 발동 요건을 충족하는 전제가 필요한데 현 상황에선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러시아의 조강생산량이 세계 5위이고 현지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최근(2015~2017년) 증가 추세라는 점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이프가드 발동이 EAEU 내 철강가격 상승과 자동차 산업 등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와 업계는 특히 EAEU가 불가피하게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더라도 최소한 역내에서 대체할 수 없는 자동차용이나 가스파이프 라인용 철강재는 제외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현대차 공장에서 쓰는 포스코 후판은 시베리아 같은 극지방에서 사용하기 위해 특별 제작한 만큼 현지 대체 조달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 4월 열리는 WTO 세이프가드 위원회와 5월 무역구제 서울국제포럼, 연내 열리는 한-러시아 산업협력위원회 등 창구를 통해 우리 입장을 계속 전달해나갈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모든 채널을 활용해 우리 입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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