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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료 반응, 혈액 내 보체 단백질 수치로 가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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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26.09.15 1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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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계 방어 체계 '보체', 아밀로이드 감소와 부작용에 관여
서울성모병원 연구팀, 알츠하이머 항체치료 맞춤형 평가 가능성 제시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알츠하이머병 항체치료를 고민하는 환자와 가족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두 가지다. “나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와 “부작용은 얼마나 위험할까”라는 질문이다. 이 두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최근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실제로 치료받은 환자들의 혈액검사와 뇌 영상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기억장애클리닉 강동우 교수 연구팀(제1저자 변기환 교수)은 항체치료 전 측정한 혈액 속 면역 단백질 수치로 치료 효과와 부작용 위험을 가늠할 단서를 찾았다고 밝혔다. 그 결과 보체 단백질인 C1q 수치가 높을수록 아밀로이드 감소 폭이 작고, C3 수치가 낮을수록 부작용인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이 더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아밀로이드 단백질 표적 항체치료는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삼아 제거를 돕는 치료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치매 단계에서 뇌 아밀로이드 축적이 확인된 환자에게 적용하며, 인지기능 저하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치료 중에는 뇌부종, 미세출혈 등이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발견될 수 있는데, 이를 ARIA라고 한다. 따라서 치료 전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치료 중 정기적으로 MRI를 촬영해 안전성을 살피는 과정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레카네맙(lecanemab) 치료를 시작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62명의 실제 진료자료를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이 중 치료 전과 치료 26주 후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를 모두 받은 34명은 치료에 따른 아밀로이드 변화도 함께 살폈다. PET 추적군에서 뇌 아밀로이드 부담을 수치화한 센틸로이드(Centiloid) 평균값은 치료 전 67.8에서 26주 후 38.1로 낮아졌으며, 평균 감소량은 29.7 센틸로이드로 치료 전 수치의 43.8%였다.

연구팀이 살핀 C1q와 C3는 ‘보체(complement)’라고 부르는 면역 단백질 체계의 일부다. 보체는 혈액과 조직에서 세균이나 손상된 세포, 비정상 단백질 등을 인식했을 때 다른 면역세포가 이를 제거하도록 돕는 일종의 면역계 보조 체계로, 면역세포가 처리해야 할 대상을 표시하고, 염증 반응과 제거 과정을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그 중 C1q는 보체 반응을 시작하는 단백질이며, C3는 그 반응이 이어지는 과정의 중심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아직 전임상 및 간접 임상 근거를 통해 제기된 가설 단계이지만, 학계에서는 항아밀로이드 항체가 뇌 안팎의 아밀로이드 베타에 결합하는 과정에서 보체 경로가 함께 활성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고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생물학적 가설을 바탕으로 치료 전 혈액의 C1q·C3 수치와 치료 후 아밀로이드 감소, ARIA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치료 전 C1q 수치가 높을수록 치료 26주 후 PET 검사에서 확인한 아밀로이드 감소 폭이 작은 연관성이 관찰됐다. 이 연관성은 나이, 성별, 치료 전 아밀로이드 부담, 아포지단백 E ε4(APOE ε4) 보유 여부 등을 고려한 분석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나타났다. 반면 치료 전 C3 수치가 낮은 환자에서는 ARIA가 더 자주 관찰되는 연관성이 나타났다. 전체 62명 가운데 ARIA는 7명, 11.3%에서 발생했으며, 이 중 5명은 경증, 2명은 중등도였다.

이번 연구는 전체 62명 가운데 ARIA가 발생한 환자가 7명에 그친 단일기관 탐색적 분석이어서, 대규모 다기관 연구를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다만 치료 전 C3 수치가 낮은 환자에서 ARIA가 더 자주 관찰되는 연관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얻은 혈액검사와 PET·MRI 자료를 연결해 치료 반응과 안전성을 함께 살폈다는 점도 이번 연구의 특징이다.

향후 다기관 전향연구에서 결과가 재현될 경우, C1q와 C3는 기존의 유전정보와 뇌영상 소견에 더해 치료 전 위험도 평가에 참고할 수 있는 후보 바이오마커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혈액검사를 포함한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별 치료 반응과 안전성의 차이를 더 정밀하게 평가하는 맞춤형 치료 전략을 검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강동우 교수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얻은 혈액검사와 뇌영상 자료를 연결해, 보체 단백질 C1q와 C3가 항아밀로이드 항체치료의 아밀로이드 감소 및 ARIA와 각각 연관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여러 기관이 참여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기억장애클리닉은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이 협력해 알츠하이머병 진단, 아밀로이드 PET 및 MRI 평가, 유전정보 확인, 약물 투여, 안전성 추적관찰을 연계하는 진료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연구도 이러한 실제 진료 과정에서 축적한 자료를 바탕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알츠하이머협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 Translational Research & Clinical Interventions(TRCI)‘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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