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공관절 로봇시장을 이끌고 있는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스트라이커가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심현우(사진) 한국스트라이커 대표는 19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과거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했던 북미 시장은 성장률이 둔화하는 반면 아시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라이커는 세계 최대 정형외과용 수술로봇 기업이다. 정형외과 의사들의 수요에 맞는 기기를 개발해 판매하면서 세계 10대 의료기기 회사로 성장했다. 2013년 로봇수술 기기회사인 마코서지컬을 인수한 이후 세계 인공관절 로봇시장에서 1위로 부상했다. 세계에서 마코 로봇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는 30만명에 이른다. 심 대표는 17년 동안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들을 두루 거친 이 분야 전문가다. 한국스트라이커에는 2018년 마케팅 총괄이사로 부임해 동아시아 마케팅 총괄을 거쳐 올해 4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스트라이커가 지난 1976년 한국 시장에 진입한 이후 40년이 됐다. 그동안 세란병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서울대병원과 단디병원, 올해 힘찬병원이 스트라이커의 마코 로봇을 도입했다. 가장 최근 힘찬병원에 판매된 마코로봇은 도입 한 달 만에 100건의 수술을 달성했고 5달 만에 750건의 수술을 진행했다. 심 대표는 “국내 무릎과 엉덩이 인공관절 수술 시장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면서 “특히 무릎 분야에서는 국내 전체 수술의 4분의 1 정도에 스트라이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의료기기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국내 의료로봇 시장에서 큐렉소와 미래컴퍼니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도 했다. 심 대표는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숙련된 의료진, 성숙된 의료전달체계, 전 국민을 돌보는 보험제도,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은 환자 등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 의료기기 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인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환자들의 기대가 커지면 시장도 같이 성장할 것”이라며 “한국을 동아시아의 거점으로 삼고 더 수준 높은 의료기술을 소개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스트라이커에서 다양한 인수합병 프로젝트와 중장기 마케팅 전략 수립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 대표는 “지금까지 회사에서 관여한 인수는 모두 10여 개인데 54억 달러(약 6조원)에 인수한 정형외과 기기 업체인 라이트 메디컬(Wright Medical)을 한국에 성공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와 의료인의 필요를 채워주는 회사로 자리매김하며 7년 후에는 한국 의료기기 산업을 주도하는 자리에 오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