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글로벌 물류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항공과 해상은 물론 육상 물류망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우리 기업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김종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011200)은 최근 러시아행 화물 서비스 노선 일부 예약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글로벌 주요 선사들이 ‘러시아 보이콧’을 선언하며 바닷길을 끊자,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기로 한 겁니다.
대한항공(003490)도 러시아 모스크바로 가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연료 보급 제한 조치가 발효됐기 때문입니다. 사태가 심각해지며 러시아 영공 진입이 막힐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 대한항공은 이에 대비해 주 2회 운항하던 유럽행 화물기를 러시아를 거치지 않고 우회해 가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러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노선 일부 운행도 중지됐습니다. 항공과 해상, 육상 물류망 모두 차질을 빚자 국내 기업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앞서 현대차(005380)는 글로벌 물류 차질에 따른 부품 부족으로 러시아 공장 가동을 임시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제재 영향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겹치면서 공장 문을 닫게 된 겁니다. 현대차는 오는 9일 러시아 공장 재개 계획을 밝혔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어 추가적인 공장 가동 중단은 물론 수출 차질 등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지난 4일부터 러시아행 물품 출하를 중단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에 TV 공장을 가동 중인데, 육상과 해상 물류가 막히면서 러시아로 부품을 보낼 수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2’도 물량 부족으로 러시아 내 정식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러시아에서 가전 등을 생산하는 LG전자(066570) 역시 사정이 비슷해 대체 수단 마련에 분주하게 나선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심화하면서 글로벌 물류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장기화 영향과 겹치면서 우리 수출 기업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장]
“현지 생산·진출 기업의 경우에는 지금 생산도, 판매도 문제인 상황이라 어려움이 클 겁니다. 특히 가전이나 자동차 같은 경우 부품 수가 많은데, 선박 구하기도, 하역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와 거래를 줄줄이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주요 기업에도 러시아 수출 중단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데일리TV 김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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