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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를 뛰어 넘어라"…신년사로 보는 금융업 '화두'

박철근 기자I 2022.01.03 16:21:29

5대 그융그룹 회장들이 던진 올해 경영전략
"시장은 전통금융보다 빅테크·높이 평가해"
고객 눈높이로 디지털 플랫폼 구축 '일성'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새해 화두는 디지털이다. 발빠르게 대응하라.”

금융계 수장들이 3일 신년사를 통해 제시한 올해 경영 화두는 ‘디지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전통 금융그룹과 본격적인 경쟁을 펼치고 있는 빅테크 사례를 언급하며 경영환경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현재 은행에 쏠린 수익구조를 탈피해 비주력 사업의 강화 필요성도 역설했다.

◇기-승-전 데이터…빅테크와 경쟁 본격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그룹 내 대표 애플리케이션인 ‘KB스타뱅킹’과 계열사 앱들을 상호 연계해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계열사 상품과 서비스 연계를 강화하고 고객경험 개선을 통해 진정한 고객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데이터 사업에 힘을 모아 정밀한 데이터분석에 기반한 초개인화 서비스를 고객들께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기존 금융사들도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인터넷 은행과 빅테크 계열 금융사들의 새로운 시도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고객은 금융사의 규모와 수익이 아닌 경험의 가치에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룹사의 디지털 플랫폼 전반을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 운영해 빅테크,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앞서 나가자”고 독려했다

김정태 하나그융그룹 회장은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이라는 구호의 나열로 그칠 게 아니라 그룹의 디지털 핵심기반부터 재설계해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요 기술의 내재화, 우수한 인재의 육성과 확보, 이를 뒷받침할 조직과 인프라를 신속하게 확충토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자회사들의 기존 플랫폼 서비스는 과감히 혁신하되 그룹 차원에서 MZ세대 특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모든 세대에 걸친 고객들이 일상에서 우리의 플랫폼을 가장 먼저 떠올리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손병환 NH농협금융그룹 회장도 “금융의 본질은 고객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차별화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고객의 일상에 금융서비스를 녹여낼 수 있도록 항상 고객의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금융그룹 회장들은 전통적인 금융사보다 빅테크들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임직원의 분발을 당부했다. 윤 회장은 “자산과 이익 규모에서 많은 격차가 있지만 리딩금융그룹인 KB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며 “시장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임과 동시에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서 KB가 얼마나 가치 있고 준비된 조직인지 증명하자”고 당부했다.

김 회장도 “주가는 해당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한다.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뱅크(323410)카카오페이(377300)의 시가총액은 한 때 각각 45조원, 33조원에 육박했다”며 “하나금융그룹은 은행, 증권, 카드 등 금융의 모든 영역에서 사업을 하고 훨씬 많은 자산과 이익을 내고 있지만 시가총액이 두 회사의 5분의 1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인 결과지만 보다 객관적으로 보면 시장이 우리(하나금융그룹)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주력 사업·해외진출 강화 강조

금융그룹들은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 수익 구조를 지속적으로 다변화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하고 해외진출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손태승 회장은 “올해 증권 부문 등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만한 무게감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한층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면서 “동시에 기존 비은행 자회사의 괄목할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은행실적이 다른 금융그룹보다 상대적으로 큰 현 수익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윤 회장도 “글로벌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비금융사업의 성과도 가시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인수한 해외기업의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동남아시아 시장진출을 지속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디지털헬스케어 △통신 △자동차 △부동산 등 비금융플랫폼의 시장지배력도 갖추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세계 시장에서는 은행 뿐만 아니라 전 그룹사가 협업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찾아서 디지털로 무장해 함께 진출해야 한다”며 “성장동력 다변화를 위한 외부와의 전략적 제휴 및 투자와 글로벌 IB(투자은행)채널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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