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지 말라” 美 방송인,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보건 당국을 비난하며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말라고 강하게 주장하던 미국 보수 성향 방송인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 미국 방송인 딕 패럴. (사진= T.A.워커 트위터)

8일(현지시간) NBC방송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州)에서 활동하던 방송인 딕 패럴(65)이 지난 4일 오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패럴은 극우적인 성향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지지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러시 림보의 계보를 잇는다는 평가도 받았다. 패럴은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져있다.

미국에서는 보수적인 성향(공화당 지지자)을 가진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패럴은 지난달까지도 백신을 불신하며 접종에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달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지인 2명이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걸려 중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라며, “백신은 가짜”라고 욕설을 남겼다.

지난달 8일에는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권력을 휘두르는 거짓말쟁이 괴물”이라고 공격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패럴은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백신을 맞았어야 한다며 지인들에게도 접종을 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까운 친구였던 에이미 키 헤어는 페이스북에 “내가 백신을 맞은 건 패럴 때문”이라며 “그는 코로나19가 장난이 아니라면서 나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권했고, 자신도 백신을 접종받았었으면 좋았겠다고 말했다”라고 올렸다.

뉴욕 데일리뉴스는 “백신에 반대하는 유명인들 중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패럴은 텍사스 공화동 소속 스콧 헤일리와 같은날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