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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단체 삭발식에 애초 32명의 대학생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장에서 2명이 추가로 참여해 총 34명이 머리카락을 밀었다. 단체 삭발식은 4명씩 일렬로 앉아 머리카락을 깎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삭발 참가자 중에는 머리카락이 가슴 부근까지 내려올 정도로 긴 여성 참가자도 있었다. 이들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비장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삭발식에 임했다.
현장에는 100여명의 취재진과 유튜버들이 모여 단체 삭발식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중국과 일본 등 외신들도 현장에서 취재를 진행했는데 대진연과 시민들은 “아사히는 물러가라”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단체 삭발식을 진행하는 가운데 대진연은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김수형 대진연 대표는 “지금 대학생들 시험기간이지만 우리가 이 자리에 나온 건 시험보다 가족이, 친구가, 국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엄마·아빠, 동생, 아기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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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기를 안고 단체 삭발식 현장에 함께한 시민 엄모(30·여)씨는 “대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과 땅에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은 말도 안 되고, 일본의 만행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이날 삭발식 현장을 찾았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삭발식을 마치고 나온 한 학생에게 “건강 잘 챙기길 바란다. 길게 싸워야 할 수도 있다”며 “국회 안에서도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삭발을 마친 뒤 대진연 관계자는 “우리는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저지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며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진연은 지난 16일부터 일본 정부에 항의하며 일본대사관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대진연에 방한용품을 전달하려던 시민과 경찰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다.
대진연이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시민들이 농성장에 방한용품을 넣어주려고 하자 A 경정은 “감기 걸려서 얼어 죽으니 (방한 용품을) 갖다 주지 말고 집에 가라고 하세요”라며 저지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9일 해당 발언을 파악하고 A 경정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감찰에 착수한 상황으로 당시 현장 상황 전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