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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th W페스타]“여러분의 결정적 순간은 언제?" 화두 던진 ‘책방 마님’ 최인아

김형욱 기자I 2017.10.25 16:27:35

전 제일기획 부사장 "자신만의 시간 갖고 결정적 순간 포착해야"

최인아 전 제일기획부사장(최인아책방 대표)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에피소드에서 ‘마님의 오래된 생각’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형욱 김보영 기자] “여러분의 결정적 순간은 언제입니까.”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최인아책방 대표)은 25일 서울 새빛섬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 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에서 300여 청중에게 이같은 질문을 던졌다. 최 대표는 국내 최대 광고기획사 제일기획에서 30년 동안 카피라이터로 활약해 오다가 지난해 서울 선릉역 인근 최인아책방을 연 마케팅 전문가다. 제일기획 때의 별명을 따 ‘책방 마님’으로도 불린다. 그는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양반은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사진만 그런 건 아니다”라며 “인생에도 결정적 순간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예를 들었다. 하루키는 먼발치에서 ‘떠나라’라고 하는 듯한 북소리가 들려온 걸 계기로 잘 운영되던 재즈 카페를 접고 3년 동안 유럽 여행을 떠났다. 그 기간 쓴 책이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한 베스트셀러 ‘노르웨이의 숲’(국내명 상실의 시대)이다. 최인아 대표는 “만약 그가 북소리를 알아채지 못했거나 재즈 카페가 아까워 포기하지 못했다면 하루키는 지금 우리가 아는 행보와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광고업계 최고 카피라이터로서 이름을 날린 최인아 대표에게도 결정적 순간이 몇 차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를 ‘봉우리’라고 표현했다. 그는 “사회에 나와 여자가 남자보다 열등하다는 편견이란 첫 번째 봉우리를 넘고 업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40대 초 두 번째 봉우리가 느껴졌다”며 “나이가 들었다는 봉우리다”라고 설명했다. 2006년 그는 회사를 1년 쉬었다. 산티아고를 가 오래도록 걸었다. 트렌드에 민감한 광고업계에서 1년을 쉰다는 건 그에게 도박이었다. 그러나 그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고 회고했다.

최 대표는 “지나 놓고 나서 돌아보니 두 번째 봉우리를 알아채고 행동해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산티아고를 간 걸 잘했다는 게 아니라 결정적 순간을 포착해 그에 맞게 행동했다는 것이다. 이 경험이 이후 10년을 살게 해 준 힘이 됐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일상에선 수없이 많은 신호가 울리지만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우리가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내 안쪽에서 나오는 신호도 외부 신호만큼 중요하다. 그래야 결정적 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그 순간이 지난 다음에야 그때가 결정적 순간이었던 걸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최인아 대표는 결정적 순간은 인지하려면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갑을 관계에 매인 사회생활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의식적으로 가져보라는 것이다. 특히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본인은 물론 배우자나 아이들이 제각기 혼자 걷고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자고 제안했다.

최 대표는 “외부 인식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의 주체가 내가 되는 이런 시간을 통해 납득할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결국 결정적 순간을 인지하고 본인을 가로막는 봉우리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긴 시간을 들여 납득할 결론에 도달했다면 내 생각이 흔들릴 때도 붙잡아주는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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