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 김형욱 기자] 국내 전자·자동차 산업이 봄바람을 타고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력 신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다 환율을 비롯한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7의 판매 호조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5조원을 밑돌거나 턱걸이할 것이라던 이전 전망을 웃도는 예상치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의 공세가 주효했다. 지난 11일 출시한 갤럭시S7은 출시 2주만에 1000만대가량이 팔리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매년 4월에 내놓던 갤럭시S 시리즈를 올해는 한달가량 앞당겼으며 20개국 가량이던 1차 출시국을 올해는 50개국으로 확대하면서 판매량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갤럭시 S7의 기대 이상 인기 덕분에 IT·모바일 부문이 메모리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등 부품(DS) 부문의 저조한 실적을 만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을 5조5800억원으로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이와 비슷한 5조5600원으로 예측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갤럭시 S7의 초도 판매량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어 연간 판매량이 기존 3000만대 중반에서 3954만대까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이달 들어 실적 회복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부터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주력 수출지역인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부진으로 고전해 왔다. 그러나 이달 들어 판매량이 일부 회복해 올 1월(46만대)이나 2월(56만대)은 물론 지난해 3월(71만대) 판매량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올 초 판매실적 부진의 요인이었던 작년 말 재고가 정상 수준을 되찾았다. 또 이달 들어 기아차(000270) 신형 스포티지(현지명 KX5), 현대차(005380) 중국형 신형 아반떼 ‘링동’ 등 주력 신모델이 나오며 영업 부문에서 활력을 되찾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또 다른 주력 시장 미국도 이달 시장 규모가 역대 최대치인 166만대로 전망되는 등 분위기가 좋다. 현대차는 이달 자동차 회사의 할인 경쟁 속 오히려 인센티브를 줄이며 ‘제값 받기’에 나섰다. 점유율 확대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다.
그동안 해외 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환율도 긍정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은 올 1분기 1200원대를 넘어섰다. 이와 반대로 수출 경쟁상대인 일본의 원·엔 환율은 올 2월 1000원대로 상승하며 지난해 6월 대비 올랐다. 대부분 국내 기업은 제작년부터 ‘원고엔저’로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아직 시장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각국에 주요 신차를 투입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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