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제1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청각장애인들의 보청기 구매 환급액을 최대 34만원에서 131만원으로 인상하는 장애인 보장구 급여 확대 방안이 논의됐고 이어 지난 10일 법제처에서 통과되면서 시행을 앞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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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4년 현재 국내 등록된 청각 장애인은 31만명에 달한다. 이중 실제로 보청기를 쓰는 사람은 60%인 18만명에 불과하다. 30만원 안팎의 낮은 보험급여로 인해 비싼 보청기를 쉽사리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청기를 구매하지 않은 12만 청각 장애인 포함, 31만명은 5년에 한 번씩 117만9000원의 보험 급여를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실제 청각 장애를 앓고 있지만 높은 검사 비용으로 인해 청각장애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들까지 장애 진단을 받으면 그 대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인구의 15%가 난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국내의 경우 인구 5000만명 중 약 750만명이 난청을 겪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고도, 고심도 난청인 10%를 청각 장애로 보면 약 75만명의 잠재적 청각 장애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중도 청각 장애의 경우에도 청각장애진단을 내리고 있다.
신동일 지멘스보청기 대표는 “이번 장애인 보장구 급여의 확대 지원으로 청각장애인들이 보청기를 구입할 때 개인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고가의 보청기를 구입할 여력이 없어 보청기 착용을 포기하거나 보험급여에 맞춰 저가의 보청기를 구입했다가 청력에 맞지 않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급여 확대로 실제 보청기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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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삼성전자(005930)와 SK텔레콤(017670) 등 보청기 시장에 뛰어든 대기업이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다면 시장 성장폭은 더 커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SK텔레콤은 가벼운 난청 환자가 착용할 수 있는 보청기 ‘스마트 히어링 에이드’를 내놨다. 삼성전자 보청기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스마트 리스닝 디바이스’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산 보청기가 82.5%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에서 국내 대기업 제품이 시장 판도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