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국제법을 통한 평화와 정의 실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한 것으로, 국제법 질서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위원회는 필레이 전 대표에 대해 “탁월한 용기와 청렴성을 바탕으로 더욱 포괄적인 국제법 질서를 구축하는 데 앞장선 인물”이라면서 “전쟁범죄, 반인도범죄, 집단학살 범죄가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
필레이 전 대표는 남아공 고등법원과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ICTR),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판사로 재직했으며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역임했다. 최근까지 유엔 팔레스타인 독립 국제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현재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미얀마의 로힝야족 집단학살 사건을 담당하는 임시재판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에서 강간과 성폭력이 반인도범죄뿐 아니라 집단학살 범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는 법적 판단이 확립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집단학살을 선동하는 선전 행위만으로 피고인을 기소하는 법적 선례를 마련하는 데도 기여했다.
위원회는 “보편적 법 원칙에 대한 필레이의 헌신과 확고한 도덕적 신념은 그의 오랜 경력 전반을 관통하는 일관된 특징”이라면서 국제법의 적용 범위와 영향력을 확대하고 관련 사법기관을 강화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이번 수상자 발표에서 위원회는 국제법 질서가 직면한 위기도 강조했다. 위원회는 “국제법 체제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으며, 관련 기구들도 공격받고 있다”면서 “법적 체계와 법·정의에 대한 국제적 존중이 약화하는 대신 힘의 정치가 부상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법과 국제법을 아우르는 법치주의가 평화를 보장하고 분쟁을 비폭력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구축한 체제의 근간이라는 사실을 세계에 상기시키고자 한다”면서 “평화에는 정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도 노벨평화상 수상을 희망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7일 자신이 8개의 전쟁을 해결하는 등 노벨평화상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면서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