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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지난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진행한 유세장에서 “푸에르토리코는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며 흑인과 이민자를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내며 논란이 일고 있다.
엘 누에보 디아 사설은 “트럼프는 수년 동안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경멸과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담론을 유지해 왔으며 이는 스스로를 방어할 투표권이 없는 국민에 대한 집착과 경멸을 드러낸다”면서 “이는 푸에르토리코에 거주하는 300만 명의 미국 시민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어 “그러나 그들이 쓰레기로 분류한 미국에 거주하는 나머지 500만 명은 투표할 수 있다”면서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권고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유명 인사들도 문제의 발언을 비난하며 해리스 지원에 나섰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4570만명에 달하는 유명 음악가 배드 버니는 해리스 부통려의 경제 공약을 재개시하며 “푸에르토리코가 배려 깊고 유능한 지도자를 필요로 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가 한 일을 나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는 해리스의 발언을 강조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부모님을 둔 배우 제니퍼 로페즈와 리키 마틴 등의 팝스타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인종차별 발언 논란이 확산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유권자 달래기에 나섰다. 이날 펜실베이니아 드렉셀힐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한 참가자가 “푸에르토리코가 트럼프를 사랑하고 지지한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보다 푸에르토리코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은 없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러나 유세장에서 나온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어 ‘쓰레기 섬’ 발언 이후 푸에르토리코 출신을 포함한 전체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심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히스패닉 연맹과 라티노빅토리가 지난 2~10일 8개 격전지의 라틴계 등록 유권자 1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지지율이 57%인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로 나타났다. 나머지 11%는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합주 7곳 중 19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는 전체 히스패닉 유권자 약 60만명 중 80%인 47만명에 달한다.
미 언론들은 힌치클리프의 이번 발언이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치매체 더힐은 “트럼프 캠프와 여러 공화당 인사들이 힌치클리프의 발언을 비판하며 거리를 두고 있으나 이번 사태는 해리스가 중요 유권층 중 하나인 부동층에게 마지막으로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뉴욕 집회에서의 인종차별 농담은 큰 실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고, NBC뉴스도 “푸에르토리코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선거를 뒤흔들 여진을 일으켰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