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034220)의 작년 4분기 재고자산은 2조8730억원 규모다. 직전인 3분기 4조5170억원에서 36.3%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 4조2300억원, 같은 해 2분기 4조7220억원 등 3개 분기 내내 4조원 이상의 재고자산을 기록했다. 그러다 4분기 들어 2조원대로 크게 줄었다. LG디스플레이의 작년 4분기 재고자산은 전년 말 3조3500억원보다 14% 적은 수치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속하는 수요 부진에 대응하고 운영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4분기 고강도 생산조정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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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009150)도 소폭의 재고 감소 효과를 봤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기의 재고자산은 1조9016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2분기 1조9735억원에서 3분기 1조9319억원으로 줄었고 4분기에도 재고 규모를 낮췄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수요가 둔화한 만큼 앞으로도 재고 감축에 나서며 과잉공급 상황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재고를 줄여 수급균형을 맞춰야 가격 하락 압력을 낮출 수 있고 수익성 개선 역시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 넘게 줄었고 삼성전기는 67% 감소한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67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올해도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이 지속되고 지정학 리스크, 경기 침체에 대한 높은 우려감 등 사업환경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통재고 건전화 추진 등으로 분기별 수익성 안정화 노력을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기도 “중국 리오프닝 등으로 수요 증가시 가동률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요예측에 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탄력적으로 생산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추가 재고 감축의 여지를 남겼다.
업계와 증권가에선 재고 조정 노력의 효과가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가 가라앉아 적정 수준으로 재고를 줄이는 데에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수요 반등 없는 공급 감소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도 뒤따른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에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며 영업이익이 나빠졌으나, 이렇게 급한 불을 끈 만큼 올해는 수익성이 서서히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나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본격적 시장 활성화 등 변수로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재고 조정에 따른 수익 개선 효과는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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