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시험능력주의’(창비)를 펴낸 김 교수는 31일 서울 창비 서교빌딩에서 출간 간담회를 열고 “한국은 ‘시험선수’ 엘리트들이 권력과 부를 세습하는 나라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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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대학 입시에 과도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고, 소수의 입시 경쟁 승자 외 나머지 학생들을 차별한다. 그러면서 시험능력주의와 관련된 병리적 사회 현상이 변형된 노동문제임을 설득력 있게 짚어낸다.
그는 책에서 “능력주의는 이 시대의 신흥종교가 되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도덕적 표준까지 되었다”고 비판하면서 “2022년 서울대 법대, 사법고시 출신인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 군부정권이 물러난 이후 한국은 명문대를 졸업해 고시를 통과한, 이른바 ‘시험선수’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시험능력주의’가 정치권력의 장으로까지 가게 되는 현실”이라고 썼다.
2017년 인천국제공항 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청년층의 반발을 빚은 소위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의 줄임말) 사태의 원인도 고용 불안에서 찾았다. 그는 “신자유주의의 고용 불안 가운데 밥그릇을 나눠 갖는 데 대한 두려움과 함께 기득권 지키기의 한 과정으로서의 문제도 있었다고 본다”면서 “이 같은 담론이 나올 것을 예상 못하고 대의에만 의존한 당시 문재인 정부의 정교하지 못한 정책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 대안으로 “대학 입시로 대표되는 1차 선별 이후의 누적효과를 줄이고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해 기업 채용과 관료 선발 등 2차 선별 과정을 정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가 수능, 고시와 같은 시험 외의 절차를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밖에 사람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사회와 기업이 충분한 비용과 노력을 지불하지 않기 때문이다. 채용 주체의 합리적인 절차와 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신뢰 극복이 필요하다.”
또한 지위 독점을 도모하는 지배 집단에는 혹독한 징계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하루 아침에 바뀌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시험능력주의 이면에 청년들의 고통이 너무 크다. 이걸 방치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잘못이고 큰 죄악”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