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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우크라 인사 만나”…뉴욕포스트 보도
이번 논란은 바이든 후보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시절 차남 헌터로부터 우크라이나 기업인을 소개받았다는 미 타블로이드 언론사 뉴욕포스트의 14일(현지시간)자 보도에서 비롯됐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에너지회사 ‘부리스마 홀딩스’ 의 이사회 자문 바딤 포즈하르스키이는 2015년 4월7일 헌터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나를 (워싱턴) DC에 초대해주고 또 당신의 아버지(조 바이든)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낼 기회를 줘 감사하다”고 썼다는 것이다. 또 2014년 5월12일 포즈하르스키이는 헌터의 사업 파트너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크라이나 권력자가 금품수수를 위해 공세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헌터에게 영향력 행사를 위한 조언을 요청했다.
이른바 헌터의 ‘우크라 스캔들’의 요지는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 재임 때 부리스마에 대한 수사를 저지하고자 우크라이나 검찰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건데, 이날 보도는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 셈이 됐다.
뉴욕포스트는 “바이든 당시 부통령은 이 이메일 이후 채 8개월도 안 돼 당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10억달러의 대출을 미끼로 부리스마 수사에 나섰던 빅토르 쇼킨 당시 검찰총장의 해임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쇼킨 총장은 2016년 3월 전격 해임된 바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신임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부자에 대한 의혹을 조사할 것을 촉구했는데, 이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의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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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뉴욕포스트 보도에는 의문점이 적지 않다. 일단 바이든 후보가 실제 포자하르스키이를 만났는지, 만났다면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팩트는 없다. 더구나 이 보도의 배경에 트럼프 대통령 측 핵심인사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의 지역구인 델라웨어주 한 컴퓨터 수리점에 맡겨진 노트북에 헌트 관련 이메일 등이 담겨 있었는데, 노트북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수리점 주인이 하드웨어를 복사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에게 이를 맡겼다고 한다. 또 다른 측근인 스티브 배넌은 이 같은 사실을 뉴욕포스트 측에 알렸고 지난 11일 줄리아니 전 시장은 하드웨어 복사본을 직접 뉴욕포스트 측에 넘겼다. 원본은 미 연방경찰(FBI)이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트북에는 2015년 뇌종양으로 사망한 바이든 후보의 장남인 ‘보 바이든 재단’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바이든 측이 즉각 해당 보도를 일축했다. 캠프는 “당시 후보의 일정을 검토해보니,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그런 만남(포즈하르스키이와의 만남) 없었다”고 밝혔다. 트위터·페이스북도 보도의 객관성과 출처에 대한 의문 등을 이유로 뉴욕포스트 보도에 대한 링크를 차단했다.
◇트위터·페북도 링크 차단…트럼프, 싸잡아 맹공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오바마, 바이든 행정부보다 더 부패한 행정부는 없었다”며 바이든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또 트위터를 통해 해당 보도 링크를 차단한 트위터·페이스북까지 싸잡아 “졸린 조 바이든에 관한 아들 헌터의 ‘스모킹 건’ 이메일 이야기를 끌어내린 것은 너무 심각한 일”이라고 직격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미 헌터 관련 공세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9일 첫 TV 토론을 앞두고 트럼프 캠프는 ‘토론에서 조 바이든이 반드시 답해야 할 17가지 질문’ 가운데 헌터 관련 의혹을 제일 상단에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