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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찍기 직전 무산된 인수…상환 조건 현실화
2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분쟁은 게티이미지코리아 인수를 위해 조성된 투자금의 상환 조건이 현실화하면서 시작됐다. 투자금은 특정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마련됐지만 계약 형식상 OGQ 주식을 취득하기 위한 자금이었다. 이후 인수가 무산되자 회사와 신 대표 가운데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반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관련 기사☞“투자금 그대로 통장에 있는데”…스타트업 창업자가 120억 빚진 이유
이번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2021년으로 되돌려야 한다. 당시 OGQ는 게티이미지코리아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투자조합으로부터 90억원을 유치했다. 회사 운영자금 목적으로 받은 일반적인 벤처투자라기 보다는 특정 기업 인수를 위해 조성된 목적성 자금이었다. 신 대표 측에 따르면 게티이미지코리아 인수 협상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 단계까지 진행됐다. 그러나 인수 추진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게티이미지 본사 측이 추가 조건을 제시했고, OGQ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거래가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OGQ는 2022년 6월 2일 게티이미지코리아 측에 인수 종결 의사를 밝히고 주주들에게도 이를 알렸다. 법원은 이 시점에 인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자금을 상환하도록 한 계약상 조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했다. 같은 달 22일쯤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분 50% 인수 논의가 다시 시작됐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당초 계약은 지분 100% 인수를 전제로 했던 만큼, 일부 지분 인수 논의가 재개됐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발생한 상환 의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본 것이다.
신 대표 측의 설명은 다르다. 당시 게티이미지코리아와의 협상을 완전히 끝낸 것이 아니라 협상 테이블에서 일단 물러나 다른 인수 대상을 함께 찾아보기로 투자자 측과 뜻을 모았다는 주장이다. 이후 게티이미지코리아 일부 지분 인수와 다른 기업 인수 논의가 이어졌고, 관련 협의가 2025년 4월까지 계속된 만큼 최종 무산 시점도 2022년이 아닌 2025년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투자조합은 지난 2023년 신 대표에게 투자금 반환 방안을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이들은 조합원총회 결의를 거쳐 신 대표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청구는 주주평등 원칙에 제약…개인 의무는 별도 인정
그렇다면 투자조합은 왜 OGQ가 아닌 신 대표 개인을 소송 대상으로 삼았을까. 출자자(LP)의 자금을 회수하고 조합 재산을 관리해야 하는 운용사로서는 계약상 권리가 명확하고 집행 가능성이 높은 청구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회사가 부담하는 상환 의무와 신 대표가 이해관계인으로서 부담한 상환 의무의 효력을 달리 판단했다. 회사가 특정 투자자에게만 원금 회수를 보장하는 약정은 주주평등 원칙에 어긋나 무효가 될 수 있지만, 신 대표와 투자조합 사이의 법률관계에는 주주평등 원칙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 만큼 신 대표가 약속한 상환 의무는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신 대표 측은 실제 투자금을 받은 주체가 회사인 만큼, 자신의 책임은 회사 채무에 딸린 보증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회사의 반환 약정이 주주평등 원칙에 어긋나 무효라면 개인의 보증 책임도 함께 무효가 돼야 한다는 논리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에 대한 반환 약정의 효력에 문제가 있더라도 신 대표 개인의 상환 의무까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쉽게 말해 90억원이 게티이미지코리아 인수를 위해 조성됐더라도 법적 형식은 대여금이 아니라 OGQ 주식 취득을 위해 납입된 투자금이다. 투자조합이 회사에 직접 원금 반환을 요구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신 대표 개인에게 계약상 책임을 묻는 것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신 대표에게 원금 90억270만원과 2023년 12월 6일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소송이 이어지는 동안 이자가 더해지면서 신 대표의 채무는 현재 120억원대로 불어났다.
법원 판단으로 신 대표 개인의 상환 책임은 인정됐지만, 회사 계좌에 남아 있는 투자 원금을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양측은 차등유상감자와 개인 지분 매각 등을 해법으로 거론하고 있으나, 원금과 이자의 처리 순서와 선행 조건을 두고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주고받는 데 그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