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중고차도 수요 위축..11월 시세 8%까지 ‘뚝’

이다원 기자I 2023.11.07 18:17:21

하이브리드·내연기관차 낙폭 1% 안팎인데
전기차 중고 시세는 8%대까지 떨어져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전기차 수요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차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11월 주요 모델 시세가 최대 8%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게티이미지프로)
7일 직영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K Car)에 따르면 11월 국내 중고 전기차 시세가 전월 대비 최대 8.4% 하락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1.2%), 경유(-0.8%), 하이브리드(-0.8%) 등 내연기관 모델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케이카 관계자는 “중고차는 특성상 평균 매달 1% 안팎의 감가가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중고 전기차는 중고차 평균 감가 이상으로 감가가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중고 전기차 시세는 하반기에 접어들며 점차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전월 대비 중고 전기차 시세 평균이 7월 0.2% 내린 반면, 9월에는 -1.7%, 10월에는 -2.5%로 낙폭이 커진 것이다.

이같은 하락세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와 맞물린다. 혁신 기술 도입 과정에서 이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초기 수요와 대중 수요 사이 침체기를 뜻하는 ‘캐즘’(Chasm) 상황이 전기차 시장에도 도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고차의 경우 시세 산정의 기준점이 되는 신차 실구매가가 내려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전기차 제조사는 활발한 프로모션을 통해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있다. 판매 부진에 따른 자체적인 할인 정책에 정부 보조금을 위해 출고가를 내린 경우도 있다.

주요 전기차 모델별로 보면 국내 브랜드의 경우 기아(000270) ‘쏘울 EV’가 평균 1060만원에 거래돼 전월 대비 4.5% 낮은 시세를 기록했다. 현대차(005380) ‘아이오닉 6’ 역시 4.9% 내린 3840만원에 거래 중이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볼보 ‘C40 리차지’가 8.4% 하락한 4900만원에 거래돼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볼보 ‘XC40 리차지’ 평균 시세는 6.4% 내린 5100만원으로 집계됐다.

르노 ‘조에’ 또한 8.1% 하락한 1710만원의 평균 시세를 기록했다.

독일 브랜드 역시 시세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BMW는 i4(-4.7%), iX(-4.6%) 등이 낙폭을 기록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EQE V295가 4.7% 각각 내렸다.

이민구 케이카 PM팀 수석 애널리스트는 “고유가 상황에서도 여러 요인으로 인해 중고 전기차 시세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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