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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로이터통신은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가 구글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휴대전화에 검색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 화면’을 만들라고 조치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폰에는 기본 검색 엔진으로 구글이 설정돼 왔다.
ACC는 구글이 아이폰의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로 설정하기 위해 애플에 비용을 지불하는 관행도 제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은 아이폰의 인터넷 접속 앱인 사파리에 탑재되는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로 설정해주는 대가로 매년 100억달러(약 11조7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받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현재 호주 검색 엔진 시장의 94%를 점유하며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애플이 앱 이용시 개인 정보 제공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약관을 변경해 페이스북이 광고 수익에 큰 타격을 입은 것과는 달리 구글 검색 엔진은 애플 기기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돼 검색 광고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단 설명이다.
로드 심스 ACC 회장은 “구글이 시장 지배력과 재원을 활용해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하도록 만드는 것은 경쟁을 저해할 뿐아니라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라고 규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는 사람들이 내려받는 앱부터 기본으로 탑재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라면서 “ACC 및 호주 정부와 논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구글은 지난 2018년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5조65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당시 EC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이용해 스마트폰에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와 구글 검색 등을 필수로 심어놓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구글은 유럽에 출시하는 신형 안드로이드 폰의 기본 검색 엔진 개수를 12개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