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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장소 두 번 바뀐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日언론도 주목

김보겸 기자I 2020.05.25 17:54:34

25일 대구서 이용수 할머니 마지막 기자회견
취재진 북새통에 찻집서 호텔로 장소변경
日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도 촉각

[대구=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코로나가 퍼졌다 하는데 제가 걱정이 돼서요. 좁은 데서 하면 안 되겠다 생각해서 제가 여러분을 이렇게 큰 데로 모셨습니다.”

2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장. 할머니를 기다리는 취재진들 (사진=김보겸 기자)
25일 오후 3시 30분 대구 수성구 호텔인터불고의 기자회견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을 향해 기자간담회 장소를 바꾼 취지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7일 1차 기자회견 장소였던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1차 기자회견 후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자 이른 오전부터 많은 취재진이 찻집 앞에 장사진을 이룬 것이다. 찻집 내부가 좁은 탓에 선착순으로 취재진 입장을 제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기 명단’이 등장하기도 했다. ‘우리공화당TV’ 등 보수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찻집 주변 주민들은 “오늘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 “위안부 할머니가 오신다더라”라는 말을 서로 주고받았다. 한 택시기사는 “오늘따라 인터불고로 가자는 손님이 많더니 기자회견이 있었느냐”라며 놀라워했다.

25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예고된 대구 남구의 한 찻집 앞. 기자회견장 입장을 원하는 기자들이 ‘대기 명단’을 작성했다 (사진=김보겸 기자)
하지만 회견을 찾은 기자들이 모두 입장해야 한다는 이 할머니의 뜻에 따라 기자회견 두 시간 전쯤 장소가 호텔수성으로, 또 다시 호텔인터불고로 변경됐다.

일본 보수지인 요미우리신문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신문 특파원이 “지난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때 윤미향이 다른 할머니에게 일본 돈을 받지 말라고 한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이 할머니는 “2015년에 돈이 나왔는지 (윤미향이) 저한테 비밀로 해서 모른다”고 답했다.

호텔 앞에서는 시민단체들 간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윤 당선인을 사기 혐의로 고발한 시민단체 활빈단의 홍정식 대표가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 이실직고’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자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가 다가와 “이명박근혜(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졸개 아니냐”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홍 대표는 “당신이 무슨 언론인이냐”라고 받아치며 고성이 오갔다.

25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진행된 대구 인터불고호텔 앞. 회견 전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 대표에게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가 삿대질을 하며 다가가고 있다. (사진=김보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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