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적극적인 탈세 행위도 일삼은 걸로 드러났다. 입찰 실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유령업체 간 수억 원대의 거짜 세금계산서를 주고 받았고,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배우자 등 명의상 대표자에게 급여 명목으로 법인자금 약 10억원을 빼돌렸다. 산림경영기술자에게는 자격증 대여료를 급여로 우회 지급하고, 일용근로자 지급명세서를 허위로 작성해 10억원 상당의 가공원가를 부풀렸다.
산불로 황폐해진 국토와 국민의 삶의 터전을 복구하는 공공사업장을 사익 편취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이른바 ‘산불 카르텔’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과세당국도 나섰다.
국세청은 A씨처럼 유령업체를 동원해 산불피해 복구사업을 싹쓸이한 산림사업자들 중 탈루 혐의가 짙은 10개 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공공계약 비리와 토착 비리 근절을 위한 세무검증의 일환으로, 그동안은 영세하다는 이유로 세무검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공공입찰 참여 기업들을 정조준한 것이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를 위해 먼저 최근 6년간 조달청 입찰 공고 내역을 토대로 산불피해 복구사업 참여 업체 5331곳을 전수 분석했다. 이 가운데 낙찰금액이 10억원 이상인 138개 업체의 거래 내역을 면밀히 추적,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와 가공원가 계상 등 명백한 탈루 혐의가 포착된 업체들을 조사 대상으로 정했다. 10개 업체이지만, 이들이 가짜로 세운 유령업체는 41개에 달한다. 이들의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700억원이다.
강원도 일대에서 유령업체 5곳을 내세워 200여 회 입찰 중 20여 회를 낙찰받은 B씨도 A씨와 유사한 수법을 썼다. B씨 조직은 계열사 간 20억원 상당의 거짓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았고, 일용근로자의 근무지와 근로기간을 중복해 허위로 지급명세서를 제출하는 등 약 30억원의 가공원가를 비용 처리했다. B씨는 탈루한 법인자금과 신용카드로 명품시계를 사들이는 등 사적으로 쓰고, 소득이 없는 배우자는 출처불분명한 자금으로 20억원대의 부동산을 사들인 정황도 드러났다.
국세청은 소규모 업체들의 경우 신고내용 검증이 상대적으로 간소한 점, 공공계약 입찰제도의 구조적 허점이 있는 점 등을 악용해 부당이익을 본 이들 업체들의 탈루 세금을 철저히 추징한다는 방침이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은 “부정입찰행위에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조세범죄행위가 수반되는 만큼 조세범처벌법에 요건을 충족하면 반드시 처벌받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정부 사업을 사익 편취의 도구로 악용하는 공공계약 부정입찰 업체는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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