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기아(000270) 노조는 전날 14차 본교섭 결렬을 선언하며 오는 12~13일, 17~19일 각각 총 8시간, 20일에는 총 12시간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6일간 총 52시간에 달하는 이번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기아는 상당한 생산 차질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파업 첫날인 12일에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기로 협의를 하면서 이날 예정된 파업은 잠정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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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지난 한 달간 1만대가 넘게 팔려 돌풍을 일으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8월 중순 부분변경 모델이 새로 출시된 쏘렌토는 지난달 국내 단일 차종 판매 1위에 오르며 이미 출고대기가 상당히 몰려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체 판매량의 70%를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출고까지 1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아의 연간 판매목표 달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떠오른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3월 올해 사업전략을 발표하며 “연간 320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누적 235만4072대를 판매한 기아로서는 4분기 판매실적에 따라 목표달성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5개 완성차업체 중 현재 유일하게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기아 노사는 고용세습을 두고 큰 이견차를 보이고 있다. 단협 27조 1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측은 균등한 취업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이 조항을 삭제하려고 하지만 노조는 조항 유지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기아에 단체협약 시정 명령을 내리고 불이행 혐의로 노사 대표를 입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