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POSCO(005490))는 지난 17일부터 중국 장쑤(江蘇)성 장자강시에서 운영 중인 장가항포항불수강의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최근 장쑤성 정부가 철강, 시멘트, 유리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산업군의 전력 공급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연간 110만t의 스테인리스강을 생산하는 일관제철소다. 포스코 관계자는 “장쑤성 내 철강 기업들이 최근 (전력 공급 제한에) 일부 가동을 중단했는데, 장가항포항불수강도 그 중 하나”라며 “다음 달부터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연간 생산량엔 큰 차질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 역시 전기 사용제한 통보를 받고 27~30일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다. 다만, 오리온(271560)은 중국에 제과 5개·포장지 1개 등 총 6개 공장 중 심양을 제외한 5개 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다른 공장에서 제품을 정상으로 생산하고 있고, 재고가 있어서 서로 협조를 통해 심양 공장의 생산 중단으로 판매와 유통에 차질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내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다른 한국 기업들은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LG화학(051910)과 LG(003550)에너지솔루션은 장쑤성에 이차전지(배터리) 양극재 생산 공장과 배터리 생산 공장을 각각 두고 있지만, 현재까진 전력 문제없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이들은 전력 공급 상황의 변화를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전자업계 역시 현재까진 정상적으로 전력을 공급받고 있으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쑤성에 속한 우시에 D램 공장을 두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와 광둥성 광저우에 공장이 있는 LG디스플레이(034220)도 현재까지 전력 공급 제한 없이 정상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언제든 포스코의 가동 중단 사태가 전이될 수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전력난으로 인해 장쑤성을 포함한 현재 31개 지방 성 정부 가운데 16곳에서 전기 배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내 화력 발전소들이 석탄 가격 급등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이 사용하는 발전용 석탄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호주산 석탄의 수입을 금지한 영향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호주 정부가 화웨이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 사업 참여를 배제하고 코로나19 사태에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자 보복 차원에서 지난해 10월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이후 중국은 올해 신규 석탄 생산 계획을 발표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콜롬비아 등에서 석탄을 들여왔으나 호주산 석탄을 대체하는 효과를 거두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년 2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전 세계에 베이징의 푸른 하늘을 보여주겠다’며 화석연료 줄이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전력난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일부 한국 기업은 중국 현지 공장의 전력 수급 대책을 세우는 등 전력난 장기화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산둥(山東)성에서 굴착기 생산 공장 등을 운영 중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중국 내 공장의 전력 수급이 어려워지면 일부 공정을 야간으로 조정한다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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