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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로나發 교육격차 현실로…상하위권 수학·국어 성적차 5년래 최대

신중섭 기자I 2020.06.09 17:05:00

고3 등교 후 첫 모의고사서 상·하위권 격차 확대돼
수학 나형 평균 100점 만점 중 30점 미만이 42.8%
평균 낮고 표준편차 높아…학생 간 역량 차 커진 탓
"이례적 수치…개학연기·원격수업 영향 가능성 커"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올해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등교한 이후 처음으로 치른 모의고사 성적을 분석한 결과 국어와 수학 나형 등에서 상·하위권 격차가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학 나형의 경우 100점 만점에 30점 미만을 받은 저(低)득점 학생비율이 전체 절반에 육박하는 등 최근 5년간 치른 시험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개학연기와 온라인 수업이 교육 격차를 유발할 수 있다는 교육계 우려가 일정 부분 현실화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4월 학력평가 수준대별 평균 점수(사진=종로학원하늘교육)


9일 이데일리가 종로학원하늘교육을 통해 지난 5년간의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평) 성적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학력 격차가 수치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 21일 전국 고3 학생들은 등교 후 첫 모의고사인 경기도교육청 주관 학평을 치렀다. 경기도교육청 주관 학평은 `4월 학평`이라고 불리지만 등교개학 연기로 인해 올해에는 5월 말에야 치러졌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서울시교육청 주관 학평이 먼저 실시되긴 했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재택 형태로 치러진데다 전국 단위 채점이 없었다. 고3 입장에서는 이번 학평이 전국에서의 본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첫 시험이었다.

분석 결과, 문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나형에서 상위권과 하위권 격차가 최근 5년 중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나형 1~3등급 원점수 평균점수는 80.3점, 하위권 7~9등급 평균점수는 11.4점으로 상하위권 간 점수 차는 68.9점에 육박했다. 이는 △2016년 66.0점 △2017년 67.8점 △2018년 65.6점 △2019년 68.7점 등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수치다.

평균과 표준편차로도 최근 5년간 학생 간 학업 역량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는 것이 확인됐다. 올해 학평에서 수학 나형 전체 평균 점수는 41.8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그 동안엔 △2016년 42.7점 △2017년 43.5점 △2018년 44.3점 △2019년 43.0점 등이었다. 반면 평균을 기준으로 학생들의 점수가 얼마나 흩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표준편차 값은 올해가 가장 높았다. 평균 점수가 낮고 표준편차가 높을수록 학생들 간 학업역량 차이가 커지는 것을 뜻한다.

특히 시험 난이도가 낮았음에도 저득점 학생비율은 최근 5년 내 최고치에 달했다. 수학 나형 원점수 100점 만점에 30점 미만 학생은 전체 응시생의 42.8%였다. 과거에는 △2016년 40.0% △2017년 35.1% △2018년 37.8% △2019년 41.3% 등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비교해 난이도가 평이했음에도 저득점 학생 비율이 높아졌다”며 “전반적인 학력 저하 흐름과 코로나19 상황 등이 겹쳐 기초학력 부진 학생이 늘어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어 또한 상위권과 하위권 간 평균점수 격차가 최근 5년 사이 가장 컸다. 국어 1~3등급 평균과 7~9등급 평균 격차는 61.4점으로 △2016년 57.8점 △2017년 56.0점 △2018년 53.4점 △2019년 61.3점 등과 비교해 더 벌어졌다. 국어 또한 작년 수능과 비교해 난이도가 낮았다는 학원가 분석을 감안하면 상·하위권 학생들의 실제 학력 차는 더 날 가능성도 있다.

이과생들이 응시하는 수학 가형의 경우 전체 원점수 평균 점수(46.2점)와 상위권 평균점수(72.6점)가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았다. 다만 상·하위권 평균 점수 차이는 54.2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격차였다. 임 대표는 “난이도가 높아 평균 점수가 하락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이과 수학에서 고난이도 영역인 기하벡터 부분이 빠진 부분을 감안했을 때 점수가 낮게 형성된 것은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의 경우 90점 이상에 해당하는 1등급 비율이 6.6%로 절대평가 전환 이후인 △2017년 9.5% △2018년 8.7% △2019년 9.7% 등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반면 4, 5, 6, 9등급 비율은 최근 4년 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 대표는 “학평마다 난이도 차이가 있어 원점수 평균값으로 학력 차이를 분석하는 데 어느 정도 한계는 있지만 이례적일 정도로 평균점수가 낮게 나오고 상·하위권 격차도 벌어졌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개학연기와 원격수업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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