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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초연하는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의 오경택 연출이 흥행 여부를 가르는 키로 ‘정서’를 꼽았다. 2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린 ‘시티오브엔젤’ 기자간담회에서 “초연한지 30년 된 작품인데다 배경도 낯선 미국인만큼 관객과의 거리를 어떻게 좁히느냐가 숙제였다”며 “미국적인 정서를 한국으로 치환하는 작업에 굉장히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누아르가 작품 전체에 짙게 깔린 작품이나 패러디와 오마주 등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를 가미해 윤색했다”며 “톤앤매너를 바꿈으로써 현재의 한국 관객에게 어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시티오브엔젤’은 198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이다. ‘더라이프’ ‘스위트 채리티’ ‘포시’ 등을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사이 콜먼이 스윙재즈를 주제로 만들었다. 1940년대 미국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새로운 영화 ‘시티오브엔젤’을 쓰던 각본가 스타인과 그가 작업 중인 시나리오 속 LA의 사립탐정 스톤의 이야기가 액자구조로 등장한다. 여기에 영화 제작자인 버디와 거물 어윈, 엉뚱한 매력의 귀부인인 칼라와 팜므파탈 어로라, 스타인의 여자친구 게비와 여가수 바비, 스타인의 비서인 도나와 울 리가 각각 두 서사 구조에 1인2역으로 등장한다.
오 연출은 “작품 속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다소 전형적이라 일부 수정을 했다”며 “원작에 있었던 여성 캐릭터들이 ‘팜므누아르’라 불릴 정도로 불편했는데 새롭게 바꿨다”고 말했다.
‘시티오브엔젤’이 선보일 즐길거리의 핵심은 무대 장치를 활용해 컬러와 흑백으로 구성한 두 이야기의 병치 그리고 빅밴드를 활용한 1940년대 미국 스타일의 재즈 음악이다. 오 연출은 작품이 미국서 공연할 당시 각종 기술상을 받았던 만큼 한국 초연에서도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음악 역시 김문정 음악감독을 위시로 18인조 빅밴드 등을 배치해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김 음악감독은 “자유로운 재즈의 느낌을 어떻게 관객에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그루브’는 배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에 출연진을 섭외하는데 크게 공들였다”고 말했다.
‘시티오브엔젤’은 내달 8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최재림·강홍석·이지훈·테이·정준하·임기홍·가희·백주희·리사·방진희·김경선·박혜나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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