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문별로 보면 반도체(DS)부문은 14조7300억원 매출에 4조36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5월(재고가)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이후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시황은 점차 안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수익 개선을 위해 낸드 추가 감산 계획도 밝혔다. 전날 SK하이닉스가 낸드 생산량을 5~10% 줄이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는 D램보다 재고가 더 많고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삼성전자까지 추가 감산을 결정한 건 그만큼 시장이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수요가 점차 늘어날 AI 시장 선점을 위해 HBM3 등 고부가 제품 판매와 신규 수주에 나선다. 회사는 “당사는 HBM 메이저 공급업체로 지속 투자를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전년 대비 2배 수준의 고객 수요를 확보했다”며 “최첨단 NCF 소재를 개발해 양산 중인 HBM3에 적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PC와 스마트폰은 예상보다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반면 AI향 데이터센터 매출이 잘 나온다”며 “앞으로 서버 등 데이터센터 사업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매출 40조2100억원, 영업이익 3조8300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사업의 경우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감소 영향에도 갤럭시S23 시리즈의 견조한 판매에 힘입어 수익성은 유지했다. 영상디스플레이와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시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부품사업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 미래준비에 집중한다. 2분기 연구개발비는 역대 최대치인 7조2000억원이며, 시설투자도 14조5000억원으로 2분기 역대 최대치다. 경쟁업체들이 지속하는 실적악화에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과 상반된 행보로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실적 악화에 설비투자를 50% 줄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업체들의 경우에도 TSMC와 마이크론, 인텔은 각각 12%, 42%, 19% 상당 투자를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