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2년물 800억원, 3년물 400억원 총 1200억원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1510억원의 수요가 들어왔다.
2년물에는 910억원의 주문이 몰렸고, 3년물은 600억원이 들어왔다. 말 그대로 간신히 목표 수요를 채운 것이다. 발행금리도 민평(민간 채권평가사 평가) 금리 대비 낮은(언더) 수준에 발행하기는 커녕 올 들어 AA급 회사채 중 가장 높은 발행금리를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번 수요예측에서 개별 민평 수익률에 -3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100bp를 가산한 수준의 이자율을 제시했다. 하지만 2년물은 +85bp, 3년물은 +84bp에 물량을 채웠다.
회사채 시장에서의 ‘롯데 기피’ 현상은 올해 들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6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호텔롯데(AA-)는 1500억원이라는 물량은 모두 채웠지만 언더 발행에 실패했고, 롯데렌탈 역시 물량은 간신히 채웠지만 민평 금리 대비 높은 수준에 발행한 바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부진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신용등급이 AA-, 전망도 ‘부정적’인 만큼 등급 강등 위험도가 높았고, 채권시장 전반에 ‘롯데그룹’에 대한 불신이 짙게 깔려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장미수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5.0배로 하향변동요인 조건을 충족했다”면서 “경쟁강도가 심화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점, 내구재 성격이 강한 가전제품 특성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판매량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1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지속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날 3년물 1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코리아에너지터미널(AA-)은 4650억원의 주문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주문 물량은 -1bp에서 채우면서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최대 1200억원까지 증액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