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현대지식산업센터 온코젠 본사에서 만난 안주훈 대표의 말이다. 안 대표는 “올해 핵심 파이프라인인 이중 타깃 항암제 후보물질의 전임상 독성효력시험이 끝난다. 이후 호주 임상 1상 IND(임상계획승인)와 동시에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차세대 표적단백질 분해 기술을 활용한 항암제를 두고도 일주일에 세 번씩 여러 제약사와 공동개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두 개 항암 혁신신약 후보물질 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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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코젠은 광동제약 의약개발본부장, 바이오제네틱스·경남제약 대표 출신 안 대표가 2020년 세웠다. 직접 약이 될 수 있는 물질을 찾아 개발하려는 열망에서 비롯됐다.
8억3900만원의 자본금을 지닌 작은 기업이지만 안 대표는 자신이 있다. 세 개의 약물이 든든한 뒷배다. 온코젠은 이중 타깃 항암제 ‘OZ-001’, 횡문근육종 타깃 항암제 ‘OZ-002’, 독자 개발한 차세대 표적단백질 분해기술 CMPD(Chaperone-mediated protein degradation)를 활용한 항암제 ‘OZ-003’를 개발 중이다.
가장 단계가 앞선 OZ-001은 두 가지 기전을 가진 항암제다. 암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과발현돼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티 타입 칼슘(TCB)’을 차단하고, 암세포 내 특정 표적단백질인 ‘STAT3’의 발현을 억제한다.
그는 “OZ-001은 처음엔 TCB 차단 역할을 하는 대사항암제였다. 대사항암제는 혼자서는 암세포를 사멸하지 못해 대부분 병용요법으로 쓰인다. 우리도 병용요법으로 개발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단독으로도 효과를 보여 기전 연구를 다시 해봤고, STAT3 발현을 억제해 사멸까지 유도한다는 점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OZ-001은 비임상 독성 단계다. 올해 비임상을 끝내고 IND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회사는 OZ-001을 폐암, 췌장암, 3중음성유방암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다. 폐암과 췌장암 적응증은 효력독성 데이터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고, 3중음성유방암은 데이터를 도출하는 작업이 남았다.
OZ-002는 횡문근육종이라는 희귀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CNN3 마커 기반 치료제다. 안 대표는 “이 물질은 CNN3 유전자가 과발현되는 횡문근육종에서 효과가 좋게 나타났다”며 “세포실험을 거쳤으며 기전을 입증한 후 동물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전 연구는 올해 상반기에 끝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CMPD에 쏠리는 눈…‘OZ 001’ 라이선스 아웃 토대로 3년 내 상장 계획
무엇보다 제약사들이 관심을 표하는 건 자체 개발 기술 CMPD다. CMPD는 차세대 신약개발 기술인 표적단백질 분해 기술(PROTAC·PROteolysis TArgeting Chimera)의 약점을 극복했다. 프로탁은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E3 리가아제(ligase)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를 연결한 시스템이다. 몸속에 600개 정도의 E3 리가아제가 있지만, 항암제 약물로 쓰이는 것은 5개 정도에 불과하다. E3 리가아제에 결합하는 약물의 특이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온코젠은 샤페론을 매개로 단백질을 분해하는 기술인 CMPD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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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샤페론 복합체는 E3 리가아제 등 여러 물질을 포함한 덩어리다. 질병 유발 단백질에 샤페론이 붙으면 단백질을 녹일 수 있는 E3 리가아제가 자동으로 나온다. 샤페론과 단백질, 링커를 붙이는 기술을 개발했고, 실제로 붙었을 때 표적단백질을 분해하는지 확인했다”며 “CMPD 기술을 활용해 만들고 있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는 동물실험 전 단계다. 여러 곳에서 공동연구 제안이 오고 있다. 하나의 기술이라 추후 다른 적응증으로도 개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온코젠은 치매 분야에서 CMPD를 활용해 서울대학교와 협력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내후년 정도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OZ-001 라이선스 아웃으로 인한 매출이 발생할 것이고, CMPD를 활용한 항암제는 전임상 약효 실험이 끝난 단계에서 라이선스 아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상반기 시리즈A 투자 유치도 계획 중이다. 온코젠은 지난해 6월 120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자금이 모이는대로 연구개발 인력 영입과 연구시설 확충에도 나선다. 현재 7명의 직원 중 5명이 연구인력이고, 이재열 경희대 이과대학 교수와 이경태 경희대 약학대학 교수가 공동연구를 맡고 있어 초기 단계에서 약물을 개발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그러나 후속 약물을 계속해서 개발하려면 인력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약물 개발, 경영 경험을 살려 성과를 내보일 것이다. 2025년 상장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