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시험 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TX엔진이 한수원의 고리·월성 이동형 발전차 점검 용역에 낙찰된 것을 두고 적합성 논란이 일자, 박기문 STX엔진 사장이 과거 잘못을 시인하면서, 새로 공급하는 장비는 문제 없이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기문 STX엔진 사장은 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본체에서 사고가 난게 아니라 연료 공급장치에 문제가 있어서 연료 때문에 잠깐 섰는데 안일하게 판단했다”며 “담당자들이 재판에 넘겨진 상태로 처분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새로 받아 하는 용역계약은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월성 원전의 비상시 원전 전력공급체계 강화를 위한 장비인 원전 이동형 발전차 용역 참여기업을 선정해 왔다. 문제는 성능시험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업체인 STX엔진이 다시 ‘고리 및 월성본부 이동형 발전차 정비 및 성능시험 지원 용역’ 입찰에 성공해 자신들이 납품한 장비를 검증하게 됐다는 점이다.
앞서 STX엔진은 지난해 한수원에 납품키로한 이동형발전차의 168시간 연속운전시험 도중 엔진이 6차례나 정지한 사실을 누락하고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후진국형 비리로 얼룩진 사건”이라며 “한수원은 성적서 위조를 보고 받았음에도 2달 늦게 조치하고, 입찰제한도 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입찰 참가 제한 처분을 했지만 법원에서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인용했고, STX엔진이 참가하게 됐다”며 “낮뿐만 아니라 야간, 새벽까지 점검해야 했는데 실무자들이 안일하게 판단한 부분을 통감하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STX엔진이 ‘셀프검증’하는 부분을 다시 따져 물었다. 윤 의원은“잔금 지급이 프로젝트가 끝나기 전에 이뤄졌고, 본인들이 스스로 문제가 됐던 차량을 검증하면 결함 은폐가 쉬워 안전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기문 STX엔진 사장은 “공급한 장비는 시간이 지나면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데 공급자 말고는 하지 못한다”며 “물의를 일으켰지만 새로 받아서 하는 차량들은 철저하게 만들겠다”고 답변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속 조치로 발전차를 도입해야 하나 일정이 늦어진 만큼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계속됐다. 윤 의원은 “2019년에 납품해야 하는 장비가 지연되고 있으면 원전 안전 관리에 허점이 생긴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전 원전의 발전차량중 3.2MW급 차량에 대한 72시간 풀타임 점검을 할 계획”이라며 “빨리 상황이 마무리되어 정상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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