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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일부 정책금융기관은 지방 기업에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산업은행은 ‘지역경제활성화 지원자금’을 통해 지방 소재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시설자금 1000억원, 운영자금 500억원을 지원한다. 수출입은행도 부산·경남·iM·광주·전북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을 통해 지방 기업에 간접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있으며, 해당 은행들이 대출을 취급할 경우 수은 재원을 활용해 최대 15bp(0.15%포인트) 범위에서 금리와 한도를 우대한다.
이 때문에 대통령 지시가 단기적으로 현실화한다면 우선 정책금융기관이 제공하는 기업대출 부문에서 지방 우대금리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산업·수은·기업은행 등은 포트폴리오에서 가계대출보다 기업금융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다만 이 대통령이 예시로 ‘전세대출’을 언급한 만큼 가계대출 영역까지 논의가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인 가계 정책금융상품인 디딤돌대출·버팀목대출은 국토교통부 소관이라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 금융위 단독으로는 설계하기 어려운 구조다.
민간 금융권의 동참 여부도 과제다. 지방은행은 이미 자체적으로 지방 주택담보대출이나 기업대출에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경남은행은 수도권과 규제지역을 제외한 지방 소재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0.1%포인트 금리 우대를 제공한다. 지방은행은 영업점 전결을 통해 지역 기업에 개별 우대금리를 적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민간 대형은행까지 제도가 확산할 수 있을 지 여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애초에 어려운 곳에 낮은 금리를 제공하자는 것은 금융의 시장 논리와는 다소 배치한다”며 “국가적 정책 사업으로 정책금융기관이 먼저 나서고 여러 부처가 동참해야 민간은행 참여도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책 효과와 형평성을 둘러싼 논쟁도 불가피하다. 수도권 차주와 기업들은 역차별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금리차등이 실제로 지역 기업 투자 확대나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지도 불확실하다. 재정 부담 역시 쟁점이다. 지방 우대금리를 본격 도입하려면 이차보전이나 보증료 지원 형태로 정부 재원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결국 대통령 주문을 제도화하려면 금융위가 정책금융기관 중심의 프로그램을 정비하고, 국토부·산업부 등 유관 부처와 협업해 가계·산업 부문으로 확대하는 복합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은 분명하지만 시장 논리와의 충돌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설계 없이는 정책금융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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