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위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CFD 관련해서 3400개 계좌를 전수조사할 것”이라며 “유사한 패턴이 있을 수 있어서 3400개 모든 CFD 계좌에 대한 기획테마 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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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는 주식이 없어도 증권사를 통해 레버리지 투자(빚투)를 할 수 있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CFD를 이용하는 개인 투자자는 2만7584명에 달했다. CFD는 최근까지 교보증권, 키움증권 등 13개 증권사가 판매, 거래 금액만 70조1000억원(2021년 기준)에 달한다.
금융위가 2019년 11월에 개인전문투자자 요건을 완화하면서 가입·거래 규모가 커졌다. 2020년부터 주가조작에 나선 일당들은 CFD를 주가조작 통로로 악용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조작 사태로 지난달 24일부터 삼천리 등 8개 종목의 주가가 급락했다. 불과 나흘 만에 시가총액 8조원이 증발했고, 관련 종목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김 위원장은 철저한 조사와 제도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SG증권 등이 비대면 거래로 CFD 불완전 판매를 했다’는 의혹을 질문받자 “금감원이 이미 증권사에 대해 검사를 나갔다”며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주가조작 통로가 된 CFD에 대해선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그는 “CFD 거래가 위축되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 판단에 따라서 엄격하게 제도를 보완하겠다”며 “제대로 신청받고 승인했는지, (투자자) 요건이 적합한지, 비대면 본인 확인 과정에서 문제 소지가 있는지를 볼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 오너에 대한 엄정한 수사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과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주식 매도 시점은 귀신도 놀랄 매도 타임’이라고 꼬집자 “의심이 있어서 수사당국에서 이런 포인트도 잡고 미공개 정보, 내부자 거래 이용도 볼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용우 민주당 의원이 ‘키움증권 등 금융상품 판매자가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를 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당연히 검찰과 합세해 조사과정에서 열심히 찾아내겠다”고 답했다.
한국거래소를 통한 사전 포착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3년에 걸친 주가조작을 포착하는 시스템을 만들지’를 질문받자 “시스템 전문가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당국으로부터 CFD 계좌 전부를 제공받아 매매 패턴을 분석하고, 감시 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이런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 당국과 (감시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답변 과정에서 일부 여야 의원들과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 권한이 비대해 발빠르게 대처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감독규정 제·개정 권한을 금감원으로 분산해 이관할 생각이 있는지’ 묻자 “금융위에 (권한이) 집중돼 있다는 것은 전혀 공감 안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늦장대응 논란에 대해서도 “4월11일에 언론을 통해 제보를 받고, 24일 출국금지를 시켰다”며 “제보를 받고 2주도 안 돼서 출국금지하고 법원 영장을 청구한 이런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조작 피해보상에 대해선 “정부 차원에서 그 (피해보상) 문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