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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재개발을 반대하는 서울시내 14개 구역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1일 서울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뒤 서울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비대위는 총 14개 구역으로 구성한다. 흑석2, 강북5, 신설1, 양평13 등 서울 1차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
비대위는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대다수 토지소유자 의견을 무시하고 별 다른 공청회도 없이 공공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주민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공공재개발을 중단하라”고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비대위는 크게 △공공재개발 진행의 위법성 △주택조합의 동의자 수 산정의 위법 △주택조합의 동의서 징구 절차의 위법을 주장하고 있다. 실질적인 토지주들의 반대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공공재개발 신청 요건은 주민 동의율 30%로 재개발 조합설립 요건보다 현저히 낮다. 재개발 조합설립을 위해선 토지 등 소유자 4분의 3 이상 및 토지 면적의 2분의 1 이상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대표성을 갖기 어렵다는 얘기다.
소송도 진행 중이다. 강북5구역은 사업시행자 지정취소소송을 진행 중이며 신길4구역은 후보지 선정 철회를 요구하며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권남용죄로 고소했다. 경기 부천 소사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 역세권 주민들도 각각 노 장관을 고소했다. 비대위는 올 상반기 공공재개발에 반대하는 구역과 함께 집단 위헌법률심판이나 한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안창현 흑석2구역 관계자는 “흑석2구역의 경우 토지 20%를 가진 사람 수가 토지 80% 소유주보다 많은데 사람 수를 기반으로 한 동의율로 사업을 결정하다 보니, 원하지도 않는 공공재개발 사업으로 터전을 수용당한 사례가 생겼다”며 “공청회 한 번도 제대로 열지 않고 코로나를 핑계로 서면결의로 일방적 진행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토부 “모든 의견 수용 어려워”..2차 후보지 발표 강행
국토교통부는 사업추진 주체인 LH와 SH공사가 여러 차례 주민설명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공재개발이 시행자인 LH와 SH공사가 관리하고 구청 등과 협의해 지정되고 사업 정비계획 수립 단계가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은 만큼 법적 공람 절차 등을 밟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내달 중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 18곳 내외를 계획대로 선정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각 사업 지역별 주민 추진 위원회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해 추진하고 있지만 모든 분들의 의견이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는 내달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민 반대 의견이 거센 점을 들어 사업진행이 원활하게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공공임대 증가라는 공익성을 내세워 토지 수용권을 발동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주택포럼 대표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공공 주도 주택공급 정책 아이디어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정책인 만큼 새 정부의 출범으로 추진 동력을 잃었고 공공재개발이 관리처분방식으로 진행하면서도 주민동의률이 기존 정비사업 보다 낮은 것은 맞지 않는 상황”이라며 “애초에 지구지정을 한 뒤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사업을 진행하려는 절차도 사유재산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