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회견은 정오부터 약 80분 간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 대해 자화자찬을 이어가는 동안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 대한 평가 및 향후 국정운영 등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치고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아코스타는 이민자 행렬(캐러밴) 문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국경에 군대를 배치한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민자들을 악마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이 입국하길 원한다. 다만 합법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답했다.
아코스타는 그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캐러밴을 ‘침략자’로 묘사했던 사실을 끄집어내며 추가 질문을 이어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기자의 말을 끊고는 “충분하다. 마이크를 내려놓으라”며 언성을 높였다.
|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아코스타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당신은 무례하고 끔찍한 사람이다. CNN에서 일해서는 안된다. 당신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과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은 끔찍하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마이크가 아코스타의 손을 떠난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CNN이 많이 하는, 가짜뉴스를 보도하면 당신은 국민의 적이 될 것”이라고 악담했다.
백악관은 결국 아코스타의 출입을 막기로 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해당 기자의 출입을 중단시킨다”고 밝혔다. 아코스타도 트위터를 통해 “나는 방금 백악관으로부터 출입정지를 당했다. 백악관 보안서비스 (부서)에서 오후 8시에 내가 (더이상) 백악관에 출입할 수 없다고 통보해 왔다”고 적었다.
아코스타는 트위터에 “이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주변에서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는 다른 매체 기자들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거들었다. 일부 국민들도 “모든 각도(앵글)에서 전체 영상을 여러 차례 돌려봤는데, 폭행은 없었다”며 옹호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피터 베이커는 트위터에 “백악관을 출입하기 시작한 1966년 이래 처음 보는 일”이라며 “다른 대통령들은 불편한(tough) 질문들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PBS 흑인 여성 기자가 “스스로 민족주의라고 한 발언이 백인 민족주의자들을 더 대담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그건 인종주의자 질문이다. 나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치러진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 “엄청난 승리”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