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사이가 벌어진 조교에게 앙심을 품고 황산을 뿌린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집단·흉기 등)로 재판에 넘겨진 캐나다 국적의 서모(39)씨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수원과학대 조교수였던 서씨는 2014년 6월 조교 강모씨와 감정의 골이 깊어져 갈등을 겪었다. 서씨는 그해 교수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는 강씨 때문에 임용되지 못했다고 생각해 화가 났다. 서씨가 강씨를 명예훼손으로 수원지검에 고소해 재임용되려는 계획을 세웠다.
검찰이 강씨를 무혐의 처분하면서 서씨는 강씨에게 앙심을 품었다. 서씨는 그해 12월 수원지검 형사조정실에서 만난 강씨에게 황산 500여㎖를 뿌려 화상을 입혔다. 강씨 외에도 그 자리에 함께 있던 형사조정위원 등 5명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검찰은 강씨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서씨를 재판에 넘겼다. 서씨는 범행 전 1999년 발생한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다. 그러나 법정에서는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인 수원지법 형사합의15부(재판장 양철한)는 서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면서 살인미수 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상준)는 서씨에게 1심보다 대폭 감형된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서씨에게 적용된 법 조항이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삭제돼 새로 만든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씨에게 신설된 특수상해죄를 적용하면 형량이 낮아진다.
대법원 재판부는 “징역 3년형 이상 가중 처벌하도록 규정한 예전 법 조항이 과했기 때문에 삭제되고 새로 만들어졌다”이라며 “특수상해를 신설하면서 법정형을 낮게 규정했으므로 서씨도 다시 재판하라”는 이유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롣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