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와 AI 보이스피싱 등 신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포렌식을 국가 핵심 기술로 육성하고, 수사 역량과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경찰청, 국가정보원, 검찰청, 해양경찰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검찰단, 국방부조사본부, 육군수사단, 국세청과 함께 ‘2026 국가디지털포렌식백서’를 창간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백서는 디지털포렌식 분야의 정책과 제도, 기술, 산업, 인력 현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국내 최초의 국가 차원 디지털포렌식 백서다. AI 시대에 변화하는 범죄 양상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수립과 연구개발(R&D), 산업 육성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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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는 지난해 디지털포렌식 분야의 가장 중요한 변화로 AI 기반 신종 범죄의 확산을 꼽았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딥페이크 영상 조작과 AI 음성 합성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자동화된 피싱과 금융사기 등이 기존 범죄보다 훨씬 정교하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과 졸업앨범을 악용해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딥페이크 성범죄를 대표 사례로 제시하며, AI 기술의 악용이 국민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또 디지털 증거의 적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최근 법원이 전자정보 압수수색 과정에서 변호인 참여권 보장과 별건 수사 제한, 무관한 자료의 삭제·폐기 등을 엄격히 요구하는 만큼 디지털포렌식의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클라우드 포렌식과 원격 서버 압수수색 법제화 ▲AI 시대 형사소송법 개정 ▲가상자산 추적 기술 ▲모바일 포렌식 신뢰성 ▲사이버안보 분야 역할 확대 등을 지난해 10대 이슈로 선정했다.
“외산 도구 비용 부담”…국산 기술·전문인력 육성 필요
백서는 현장 수사기관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외산 디지털포렌식 도구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지적했다.
설문조사와 전문가 인터뷰 결과, 외산 포렌식 도구의 라이선스와 유지·보수 비용이 매년 증가하면서 기관 규모가 작을수록 예산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기관은 “신규 도구를 도입할 때마다 예산이 10% 이상 늘어나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의 표준 디지털포렌식 도구 개발과 보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개발한 국가용 디지털포렌식 도구(DFT)가 예산 절감은 물론 기관 간 분석 역량 격차를 줄이고 표준화된 수사 체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수사관 교육 강화도 과제로 제시됐다. 백서는 포렌식 도구 교육 비용이 높은 만큼 국가와 공공기관이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신규 인력 양성과 현직자 재교육을 연계하는 국가 차원의 전문인력 양성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포렌식, 국가 전략기술로 육성해야”
백서는 디지털포렌식을 국가 과학기술 및 ICT 연구개발(R&D) 표준분류체계에 독립적인 기술 분야로 반영해야 한다는 점도 제안했다.
현재는 디지털포렌식이 독립 분야로 분류되지 않아 연구개발 기획과 기술 통계, 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이번 백서 발간을 계기로 디지털포렌식이 국가 전략기술로 자리매김하고, 관련 연구개발과 산업 육성, 인재 양성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황수훈 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은 “디지털포렌식은 국가안보와 산업 경쟁력, 디지털 주권을 뒷받침하는 핵심 분야”라며 “AI와 양자기술 등 미래 기술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과 협력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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